'앞으론 잘 할게!' 넥센은 21일 삼성과 홈 경기에서 잇딴 실책으로 뼈아픈 재역전패를 당하며 선두권을 추격할 길목에서 주저앉았다. 이택근(왼쪽)은 시즌 내내 주장으로서 팀을 잘 이끌어왔지만 이날 결정적인 실책으로 패배의 빌미가 됐다.(자료사진=넥센 히어로즈)
21일 삼성과 홈 경기에서 뼈아픈 재역전패를 당한 넥센. 선두권 도약의 길목에서 넥센을 주저앉힌 패배였다.
이날 넥센이 이겼다면 선두권에 성큼 다가설 수 있었다. 2위로 내려앉았을 삼성과 반 경기, 1위로 올라섰을 LG에는 1경기 차로 다가섰을 것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삼성에 2.5경기, LG에 2경기 차.
수비 집중력이 아쉬웠다. 무엇보다 5-4로 앞선 6회초 실책이 결정적이었다. 2사 1, 2루에서 중견수 이택근이 박한이의 중전 안타를 잡으려다 뒤로 흘리면서 주자와 타자까지 모두 홈으로 들어오는 참사가 빚어졌다.
팽팽한 승부였던 만큼 이택근은 2루 주자를 홈에서 잡기 위해 송구하려는 마음이 앞섰고, 공을 잡기 전에 글러브를 들어올린 게 화근이었다. 엄청난 사건을 직감한 이택근은 그대로 그라운드에 주저앉고 말았다.
앞선 수비에서도 넥센은 우익수 문우람의 아쉬운 수비가 나왔다. 1회 슬라이딩까지 했지만 박석민의 선제 적시타를 잡지 못한 것까지는 허슬 플레이였다. 그러나 1-1로 맞선 4회 2사 1루에서 나온 이지영의 타구는 잡아줄 만했다.
느리고 뜬 타구라 잡힐 듯 보였지만 문우람 앞에 떨어졌다. 타구 판단 미스로 보이는 상황. 여기에 당황한 문우람이 공을 흘리는 실책으로 1, 3루가 됐다. 결국 실점 없이 끝냈을 상황이 정형식의 2타점 적시타로 1-3로 역전이 됐다. 2점 차 패배였던 점을 감안하면 이택근의 실책 못지 않은 승부처였던 셈이다.
▲넥센, 실책 최다 불명예…PS 관건은 수비
넥센에게 수비 집중력은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다. 남은 정규리그 순위 싸움은 물론 다가올 포스트시즌에서도 희비를 가를 요소다.
올해 넥센은 실책 1위의 불명예를 안고 있다. 21일 현재 92개로 실책공장이라던 롯데(90개)를 제치고 최다다. 20일까지만 해도 롯데와 같았지만 21일 실책 2개로 단독 1위로 치고 나왔다.
포스트시즌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은 두산(60개), 삼성, LG(이상 70개)보다 2, 30개 이상 많다. 팽팽한 긴장감을 한순간에 무너뜨릴 수 있는 게 어이없는 수비 실책이기 때문에 단기전에서 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넥센은 포스트시즌 경험이 삼성, 두산보다 현저하게 떨어진다.
남은 정규리그에서도 마찬가지다. 넥센은 올해 사실상 2008년 창단 이후 첫 포스트시즌 진출은 결정됐다. 그러나 여기서 만족할 수는 없다. 언제 다시 올지 모를 대권 기회다. 그러기 위해서는 최대한 순위를 끌어올려야 한다. 주전 의존도가 높은 넥센으로서는 우승을 위해 준플레이오프(PO)와 PO 등 체력 소모를 줄여야 한다.
아직 선두권과 격차가 크지 않은 만큼 한국시리즈 직행을 노릴 만하다. 정규리그 9경기르 남긴 가운데 아직 포기할 수 없다. 1위가 힘들다면 2위로 PO 직행할 수도 있다. 아무래도 준PO를 거치는 것보다 체력을 아낄 수 있다.
순위 싸움을 위해서는 수비 안정이 필수적이다. 포스트시즌 못지 않게 접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LG도 SK 원정에서 수비 집중력이 떨어져 패하면서 선두를 내주게 될 빌미를 제공한 바 있다.
창단 첫 가을야구가 가시권에 들어온 넥센. 그러나 여기서 만족할 것인지, 더 큰 꿈에 도전할 것인지 해답은 수비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