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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추석 6박7일 동안 '나홀로' 학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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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 길면 길수록 서글픈 학교 야간 경비

 

18일부터 22일까지 5일동안 길게 이어진 추석연휴가 달갑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대구에서 학교 야간 경비 일을 2년 넘게 해 온 김 모(74)씨는 올해 추석에도 학교를 홀로 지켜야 한다.

아들 딸 며느리도 오랜만에 보고 손주 녀석들의 재롱을 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야 하는 추석 명절이지만 학교 경비 일을 하는 김 씨에겐 추억이 돼버렸다.

추석연휴 하루 전날인 17일 오후 4시에 학교에 출근한 이후엔 연휴가 끝나는 월요일인 22일 오전까지 꼼짝없이 학교 안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명절에 일하는게 익숙해지긴 했는데, 그래도 추가 수당 전혀 없이 추석연휴 내내 학교를 지켜야 하는 건 '뭐 이런 경우가 있나' 싶고 그래요"

김 씨는 혼자 2~3평 남짓 당직실에서 집에서 싸온 반찬들로 끼니를 때우며 6박 7일 긴 추석 연휴를 학교에서 보낼 예정이다.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야간당직 일을 하는 이 모(72) 씨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이 씨는 “'외롭다' 그런 호사로운 얘기는 통하지 않는거에요 외롭고 이런걸 떠나서...인간으로 대접을 받는건지 모르겠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 씨, 김 씨와 같은 학교 야간 경비는 매일 늦은 오후 학교에 출근해 다음날 오전에 퇴근을 한다.

보통 평일은 하루 16시간 동안 학교를 지키고 추석과 같은 휴일엔 24시간을 학교에서 생활해야 한다.

하지만 이들이 공식적으로 책정되는 하루 근무시간은 자정을 넘긴 시간부터는 휴게시간으로 분류되면서 근무시간은 6시간, 8시간으로만 책정된다.

이런 이유로 추석도 없이 365일 일을 하지만 이들의 손에 쥐는 돈은 고작 100만원을 넘기는 수준이다.

쉬기 위해서는 평일 3만원, 휴일 5만원을 주고 대리 근무자를 세워야 하기 때문에 한달 꼬박 벌어야 생활을 할 수 있는 이들에게는 쉴 여유도 허락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추석과 같은 명절엔 대리 근무자를 구할 수도 없기 때문에 꼼짝없이 학교에서 생활 할 수밖에 없다.

이 씨는 "한심스럽고 서글프고 그래. 그래도 참고 견디지 않으면 생활에 위협이 되니까..그거라도...먹고 살아야 한다고 하면 감수해야지"라며 말끝을 흐렸다.

추석이 길면 길수록 학교 야간 경비의 외로운 밤도 길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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