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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시간 연장근무, 상품권 강매…우리도 쉬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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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땐 100시간 퇴근없이 근무도
-연장근무 수당 인정은 12시간뿐
-상품권 강매 목표액 1억원인 지점도
-명절 한달 전부터 스트레스 극심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홈플러스 노조 김기완 위원장

민족의 대명절 추석. 이제 연휴가 하루 앞으로 바짝 다가왔습니다. 아예 어제와 오늘로 휴가를 더 붙여서 1주일 내리 쉬는 분도 더러 계시더라고요. 그래서인지 이번에는 일찌감치 명절 분위기가 나는데요. 이렇게 추석 명절이 반가운 분들이 있는가 하면, ‘이 명절이 지옥같다’는 분들도 있습니다. ‘명절이면 오히려 연장근무를 해야 되고, 회사가 상품권을 주는 게 아니라 사라고 강요를 한다.' 이게 도대체 무슨 얘기일까요. 유통업체입니다. 홈플러스의 김기원 노조 위원장님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 김현정> ‘홈플러스 노조에서 추석 불법행위 감시단을 꾸렸다.' 그래서 저는 무슨 고객들이 불법행위 하는 걸 감시하나 했더니 그게 아니라고요. 무슨 얘기입니까?

◆ 김기완> 홈플러스는 당연히 지켜져야 하는 근로기준법이나 일하는 분들에게 해서는 안 될 일들이 관행적으로 명절마다 반복되고 있어서 저희가 이제 그것을 감시하는 감시단을 구성하게 됐습니다.

◇ 김현정> 직원들에게 해서는 안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무슨 조사를 하신 거예요?

◆ 김기완> 명절 되면 대형마트가 바쁘잖아요. 그러면 힘든데도 불구하고 원래 쉬기로 되어 있는 쉬는 날을 강제로 빼앗아서 쉬는 날도 출근을 요구한다거나, 아니면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상품권을 직원들에게 강제로 사게 한다거나. 또는 근로기준법을 어겨가면서까지 연장 근무를 하고, 심한 경우에는 연장근로 수당도 주지 않고 추석을 지내자고 하는 거죠.

◇ 김현정> 충격적인 실태들이 드러났다는 얘기인데 하나하나씩 좀 살펴보죠. 먼저 연장근무 얘기하셨는데, 유통업계니까 명절에 더 바쁘고 업무가 많아지는 건 당연한 거 아닙니까? 그런데 그 정도가 지나치다, 이런 말씀이세요?

◆ 김기완> 그렇죠. 명절기간 되면 당연히 일이 바빠지는 것은 맞는데, 그래서 단기 아르바이트나 인력 충원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것이 늘 부족하다보니까 일하는 분들의 연장 근무를 우리나라 근로기준법이 정한 것보다 훨씬 초과해서 진행하게 되는 거죠. 심한 경우에는 오늘 출근해서 내일 모레까지 계속 근무를 하는 거죠. 48시간, 72시간.

◇ 김현정> 중간에 퇴근하는 것 없이 계속이요? 스트레이트로?

홈플러스 (자료사진)

 

◆ 김기완> 그렇죠. 가장 심각한 것은 100시간 이상 근무한 적도 있다는 사례까지도 있습니다.

◇ 김현정> 아니, 그런데 연장근무 수당이 없어요?

◆ 김기완> 그렇게 연장 근무를 하게 되면 우리나라 근로 기준법 53조에서 ‘주당 12시간 이상은 연장근로를 할 수 없다’고 명시되어 있기 때문에.

◇ 김현정> 주당 12시간?

◆ 김기완> 1주일에 12시간 이상은 본인이 동의하더라도 연장근로를 할 수 없다. 때문에 연장근무 했다는 기록을 남기는 시스템에 등록 자체가 되지 않아요, 홈플러스 회사 시스템에.

◇ 김현정> 그러면 100시간 근무한 그 분은 아무리 100시간, 200시간을 해도 12시간 밖에 안 쳐주는 거군요?

◆ 김기완> 그렇죠. 최대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은 12시간 밖에 없는 거죠.

◇ 김현정> 그러면 ‘나는 연장 근무 못하겠다, 법대로 하자.' 이렇게 말 못 합니까?

◆ 김기완> 그러게 말입니다. 홈플러스가 14년 동안 이런 형태로 직원들이 계속 일해 왔기 때문에 인식이 더 극심하게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상품 포장이라는 게 근무시간 안에 해결이 안 될 정도로 많나요?

◆ 김기완> 명절이 되면 평소보다 매출이 2~3배 정도로 올라가는데, 일이 실제로 2~3배 늘어나게 되죠. 그런데 충분한 인원이 없기 때문에 기존에 일하던 직원들이 집에도 못 가고, 무한정 연장을 하면서 이걸 메워 가는 시스템으로 지금 운영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일이 2~3배 늘어나면 인력도 2~3배 보강되는 게 아니에요? 아르바이트를 쓴다든지 이런 식으로?

◆ 김기완> 그게 이제 사회적인 상식인데요. 인력 충원은 형식적으로 하고, 일하고 있는 직원들 쉬는 날을 빼앗아 가지고 그 날도 일하게 하거나, 또 추가로 근무를 계속 요구하거나 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유통업체니까 명절의 연장근무가 이해는 되지만 그 정도가 굉장히 심하다는 얘기를 지적해 주셨고. 또 하나는 상품권입니다. 보너스니까 상품권 받아라, 하고 주는 게 아니라 ‘상품권을 팔아 와라, 강매를 한다.’ 이런 얘기가 있던데요?

◆ 김기완> 이것도 너무 낯선 이야기이실 텐데. 회사 홈플러스의 상품권이 심한 경우에는 1인당 수십만 원, 어떤 경우에는 부서당 수백만 원. 보통 협력업체는 이번 명절에도 5백만 원씩 상품권 사기를 강요당하는 사례가 있었습니다.

◇ 김현정> 5백만 원이요? 그런 사례를 찾으셨어요?

◆ 김기완> 네.

◇ 김현정> 이게 지금 본사 차원에서 벌어지는 일입니까?

◆ 김기완> 저희가 140개 정도의 매장이 있는데 매장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 김현정> 본사 차원에서 벌어진 일은 아니라는 얘기네요?

◆ 김기완> 본사 측에도 저희가 공식적으로 공문을 전달하고 이런 문제가 있는 상황들을 개선해야 된다고 요구를 했고, 법을 준수하고 있다는 답변을 받기는 했는데요. 실제로는 여러 매장에서 다양한 사례들이 아직까지 진행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 경우에는 ‘나는 돈이 없어서 상품권 못 삽니다.’ 이런 얘기는 못하나요?

◆ 김기완> 그렇게 얘기할 수 있으면 참 좋겠는데요. 분위기 자체가 회사에서 요구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거부할 수 없는 그런 분위기 속에서 여태까지 지내왔습니다.

◇ 김현정> 이밖에도 어떤 제보들이 이번 조사 결과로 나왔습니까?

◆ 김기완> 어떤 매장에서는 전체 직원들에게 ‘상품권 총액 1억 원 이상을 구매하면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해서 1억 원을 어떻게 구매할 것인지... 그 점포의 직원들이 100명 조금 넘는 곳인데, 1억 원어치를 어떻게 채워볼까 하고 지금 전전긍긍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런 식으로 개인이나 부서, 또는 업체에게 강제로 목표할당이라는 이름으로 상품권이나 선물세트를 강매하게 만드는 분위기가 여전히 있습니다.

◇ 김현정> 이게 홈플러스만의 일입니까? 아니면 다른 유통업체에도 이런 일이 있다는 소문이 있나요?

◆ 김기완> 그래서 저희가 이마트 노동조합이나 다른 유통업체 노동조합으로 문의를 드려봤는데, 명절이니까 당연히 조금 바쁘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홈플러스처럼 직원들 휴무를 강제로 반납시키거나 연장을 무한대로 시키거나 상품권을 이런 식으로 강매하는 일은 없다고 합니다.

◇ 김현정> 홈플러스 노조의 실태조사결과를 저희가 듣고 있습니다. 이게 만약 사실이라면 사실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어디서, 어떻게 조사해 줘야 되는 거죠?

◆ 김기완> 저희가 회사 측에 이런 강매가 반복되지 않도록 강하게 요구를 하고 있는데, 시민사회단체에서도 관심이 많으세요. 너무 심각하기 때문에. 노동부에 진정이나 고발을 하는 방식도 있고요.

◇ 김현정> 노동부가 나서서 해결을 해 줘야 되는 게 아닌가, 이런 바람들이 있으신 거군요?

◆ 김기완> 회사 내에서, 그 자체로 해결이 안 되면 어쩔 수 없이 법과 여론의 힘으로라도 해결을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위원장님은 근무한지 얼마나 되셨어요?

◆ 김기완> 저는 4년차고요. 서울 영등포점의 물건 나르는 부서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이런 상황에서 명절이 오면, 오히려 심난하시겠어요?

◆ 김기완> 명절이 다가오면 한 달 전쯤부터 스트레스를 엄청나게 받습니다. 막 걱정이 되죠. 왜냐하면 한 달 전에 8월부터 이번 추석이 있는 9월 스케줄을 작성하게 되거든요. 이 스케줄을 딱 보면 ‘아, 이달은 죽겠구나.' 느낌이 있을 정도입니다. 매해마다 그런식으로 반복이 되는 거죠.

◇ 김현정> 매해 이렇게 반복이 되는 문제인데, 왜 여태까지 시정이 안됐을까요?

◆ 김기완> 그러게요. 명절기간에만 이것의 상황이 좀 더 심각해진다는 것이고. 홈플러스 같은 경우에는 연장을 이런 방식으로 하거나 일반 행사의 경우, 크리스마스니까 케이크를 많이 팔아야 한다면서 이럴 때도 강매를 하고요. 일상적으로 있는 일이 명절에 더 극심해진다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 김현정> 지금 청취자 한 분이 ‘어쩐지 인터넷에 홈플러스 상품권이 싸게 풀리는 게 많더라고요. 그래서 좀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직원들이 강매한 뒤에 파는 게 아닌가, 의심이 듭니다.’ 이런 문자를 주셨어요. 홈플러스 회사 측의 얘기도 좀 들어보고 싶은데, 일단 오늘은 노조 측의 실태조사 결과부터 들었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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