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윤창원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16일 열린 '국회 3자회담'에서 핵심 쟁점 중 하나로 꼽힌 '국정원의 정치 개입'에 대해 전혀 상반된 입장을 펼쳤다. 3자회담이 진행된 1시간 반 동안 여야는 그야말로 평행선을 달리며 서로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민주당 노웅래 대표 비서실장과 새누리당 여상규 대표 비서실장에 따르면, 김 대표는 박 대통령에게 국정원 정치 개입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거듭 요구했다. 국정원이 지난 대선 때 선거에 개입한 것과 지난 6월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무단 공개한 것에 대해 국정원의 최고 책임자로서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당시 국정원에 지시할 위치가 아니었다"면서 "도움 받은 게 없다"는 기본 입장을 고수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국정원 대선 개입할 의사가 있다고 한다면, 대화록을 대선 때 공개했을 것 아니냐, 그렇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가 "범죄에 대해 대법원 판례를 보면, 기소하면 책임 물을 때 대법원이 판결한 걸 보면 기소 무죄율은 0.6%에 불과하다"면서 "당연히 재판 결과와 상관 없이 공소제기된 상태에서 책임을 물어야지 않냐"고 다시 묻자, 박 대통령은 "지난 정부에서 일어난 일을 사과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고 본다"며 사과를 거절했다.
다만, 박 대통령은 "댓글 의혹이 재판 결과 사실로 밝혀지면 그 점에 대해선 법에 따른 문책이 있을 것이고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것으로 족하지 않느냐"고 밝혔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지난 대선 때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이 NLL 대화록을 입수해서 발표한 데 대해서도 박 대통령에 재차 답변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이미 그 전에 대화록이 국회에서 얘기되고 있었기 때문에 그것들을 인용한 것 뿐이지, 대화록을 무단 유출해서 보고 얘기한 것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