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앞두고 붐비는 마트. 송은석기자/자료사진
경기도 파주에 있는 C기업은 올해 직원들의 선물 구입비를 대폭 줄이기로 하는 등 졸라맨 허리띠를 더욱 바싹 졸라매고 있다.
이 회사 A이사는 26일 CBS와의 인터뷰에서 "올해는 전반적으로 경기도 좋지 않고 분위기도 나빠 추석선물 구입 예산을 직원 1인당 5만원→3만원으로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마저도 회사 지출을 줄이기 위해 자사에서 생산한 과자제품으로 명절 직원 선물세트를 준비하기로 했다. 이 회사가 직원 선물비용까지 줄일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지난 정부 말기부터 시작된 불황에 매출이 매년 10~15%씩 빠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회사가 한 두 곳이 아니라는 것이 대형유통업체들의 설명이다.
이마트가 지난 8월 19일부터 25일까지 추석선물 예약판매를 실시한 결과 매출이 187.6%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내용을 뜯어보면 대부분 예약판매 구매자가 개인이 아닌 기업체이고 1건당 선물가격이 1~3만원 짜리가 다수로 전형적인 '불황형선물 구매 트렌드'이다.
5~10만원 선물세트 매출 신장율은 30.1%를 기록한 반면, 3~5만원대 중저가 선물세트는 242.7% 매출이 늘어 예약판매 전체 신장률인 187.6%보다 55% 가량 높았다.
소비자들은 주로 커피/차 세트와 조미김, 조미료, 생활세트 같은 값싼 선물이나 사육두수가 크게 늘어 값이 폭락한 한우 선물세트를 선호했다.
하나로마트와 한우협회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적정 한우 사육두수는 250~260만 두 이지만 사육이 급증 현재 296만 두로 40만 두 가량 늘어나면서 가격이 크게 내렸다.
하나로마트는 자체 마진을 줄여 한우 불고기 100그램을 평소의(3700원 안팎) 절반 가격인 1880원에 판매해 한우사육농가를 돕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마트도 지난 2주동안 추석 선물세트 예약판매를 실시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8%늘었고 3만원대 이하의 실속 선물세트 매출은 지난해보다 160%늘었다. 1만원 이하 상품은 253.6% 증가했다.
정재우 롯데마트 마케팅전략팀장은 "장기적인 불황으로 인해 알뜰소비성향이 두드러져 기업은 물론 개인 고객들도 저렴하고 실속있는 선물세트를 중심으로 구매가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해에 비해 전체적으로 예약판매 액수가 늘어난 것은 이마트나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들이 선물세트를 사전 구매할 경우 최대 50%깎아주고 여기에 제휴카드 이용시에는 추가 할인해주기 때문에 법인들이 선물구입을 앞당기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