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건 감사원장. 황진환기자/자료사진
양건 감사원장이 26일 이임사를 통해 감사원의 독립성을 해치려는 시도가 있다는 뜻을 내비쳐 파문이 예상된다.
양 원장은 이날 이임사에서 "감사업무의 최상위 가치는 무어니 해도 직무의 독립성, 정치적 중립성"이라며 "현실적 여건을 구실로 독립성을 저버린다면 감사원의 영혼을 파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임동안 안팎의 역류와 외풍을 막고 직무의 독립성을 한 단계나마 끌어올리려 안간힘 썼지만, 물러서는 마당에 돌아보니 역부족을 절감한다"고 밝혔다.
양 원장은 또 "정부교체와 상관없이 헌법이 보장한 임기동안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그 자체가 헌법상 책무이자 중요한 가치라고 믿어왔다"며 "그러나 이제 원장 직무의 계속적 수행에 더 이상 큰 의미를 두지 않기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동안 어떤 경우에도 국민들께 부끄러운 일은 하지 않으려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며 "특히, 감사업무 처리과정에서 객관적으로 드러난 사실을 덮어버리거나 부당한 지시를 내리지 않았음을 스스로 다행스럽게 여긴다"고 소회를 밝혔다.
양 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감사원 업무와 관련해 독립성을 해치려는 여러 시도가 있었고 자신이 이를 막으려고 했지만, 힘에 부쳤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양 원장은 '안팎의 역류와 외풍'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에도 불구하고 입을 굳게 다물었다.
최근 양 원장의 갑작스런 사퇴 이유와 관련해 청와대 인사압력설과 4대강 감사결과 발표과정에서의 외압설 등이 회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