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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해안침식에 주민들 ‘신음’ …삶의 터전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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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CBS 연속기획-동해안 모래가 사라진다①] 삼척궁촌항 공사후 백사장70m 유실…주택가 위협

21일 삼척 원평마을 주민들이 사라진 백사장을 가리키며 안타까워 하고 있다.

 

영동CBS는 창립 12주년을 맞아 '삶의 터전을 위협하는 해안침식, 모래가 사라진다'라는 기획보도를 마련했다.

해안침식은 해마다 심각성을 더하면서 자연을 황폐화시키고 삶의 터전마저 위협하고 있다.

이에 해안침식의 현주소와 문제점, 대안을 진단하기로 하고 첫 순서로 해안침식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삼척 원평마을 주민들의 고충을 들어봤다.

21일 오후 찾아간 삼척시 근덕면 매원1리 원평해변. 40여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사는 마을을 지나자 황폐한 모습의 해수욕장이 한 눈에 들어왔다.

여기저기 깍아질 듯한 모래절벽과 침식방지용 모래포대는 해안침식의 심각성을 그대로 드러내며 황량한 기운마저 감돌았다.

마을주민 김종구씨는 "최근 몇 년 사이에 백사장이 순식간에 사라지면서 이제는 해안가가 삭막할 정도로 변했다"며 과거 백사장이 펼쳐졌던 곳을 가리켰다.

지난 2009년 이웃마을에 궁촌항 외항공사가 시작하면서 급속도로 진행된 해인침식.

불과 3~4년 사이에 70여 m에 달하던 백사장은 온데간데없이 쓸려나가고 바다에 몇 발자국만 걸어나가도 금새 깊은 수심에 다다른다.

아직 피서철이 끝나지 않았지만 관광객들의 모습은 거의 찾아 볼 수가 없을 정도로 한산하고, 마을엔 오래전부터 피서객들의 발길도 끊기면서 해변특수는 어느새 사라졌다.

심은섭 이장은 "드넓은 백사장도 사라지고, 수심이 깊어지면서 피서객들의 발길이 끊긴지 오래"다 "여름철 해변특수는 아예 기대하지도 않는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삼척 원평해변에서 해안침식으로 쓸려나간 소나무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해안침식이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삶의 터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백사장과 함께 오랜세월 주민들이 방풍림으로 심었던 수령 70~80년생 소나무 4백여 그루도 뿌리째 뽑히면서 해안가 인근 10만 평에 달하는 주택가와 농경지도 언제 쓸려갈지 모를 위기에 처했다.

해안에서 불과 수십미터 떨어진 곳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파도가 조금만 거세져도 주택가로 덮쳐오는 것은 아닌 지 우려하며 밤잠까지 설치고 있다.

주민들은 "하루일과의 시작이 바다를 보며 얼마나 깍여 나갔는지 점검해보는 것이 일상이 됐다"며 "파도소리에 밤에도 몇 번이고 놀라서 깰 정도"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특히 주민들은 최근 슈퍼태풍이 한반도를 강타할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에 한숨을 쉬며 기상청 예보에 노심초사 마음을 조리고 있다.

김양수 해안침식대책위원장은 "현재 상태에서 세력이 강한 태풍이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경우 마을은 풍비박산이 날 것"이라며 "생활터전을 위협받고 있는 주민들의 정신적인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삼척 원평마을의 해안침식은 넓은 백사장을 송두리째 삼키고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훼손한데 이어, 삶의 터전까지 위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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