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윤성호 기자/자료사진)
최악의 전력 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가 냉방기 가동을 전면 금지한 가운데, 폭염속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 청사로 소환된 수감자들이 구치소 행(行)을 자청하는 해프닝이 이어지고 있다.
대구지검에 근무하는 A검사는 최근 황당한 경험을 했다.
긴급 체포돼 유치장에 입감됐다가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 청사로 나온 피의자와 구치소에 수감됐다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 청사로 나온 일부 피의자들이 조사를 받던 도 중 무더위를 참지 못하고 "차라리 빨리 수감시설로 보내달라"며 하소연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남지역에서는 보름 넘게 폭염특보가 발표중인 데다 대구지역은 낮 최고기온이 38도에 가까운 찜통더위가 이어지고 있는데, 정부 방침으로 냉방기가 가동되는 시간보다 가동되지 않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긴 검찰청사 내에서 조사를 받기 힘들다는 것이다.
한 검찰관계자는 "체감 실내온도는 40도에 육박하다보니 '검찰청사보다 시원한 수감시설'로 귀환을 수감자들이 자청하는 일이 잦다"고 전했다.
다른 검찰관계자는 "혐의 사실을 부인하면 찜통같은 조사실에서 조사하는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피의자들이 혐의 내용을 순순히 자백한다는 우스개소리까지 나온다"고 밝혔다.
서울지역 청사에서도 냉방기 가동 제한으로 수사 과정에서 참고인 등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에 한 검찰관계자는 "최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된 이들 중 상당수가 '찜통 같은 사무실에 사람을 불러놓고 뭐하는 것이냐'며 강하게 항의한다"며 수사에 애로사항을 전했다.
다른 검찰관계자는 "최근 무더위로 인해 소년원이나 수용시설 안에서 폭력사건이 자주 발생한다고 들었다"며 폭염에 따른 구치소 백태를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