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황진환 기자
배우 이병헌(43)과 이민정(31)이 10일 저녁 6시 서울 남산 인근에 있는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이날 결혼식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병헌 이민정은 "모범이 되는 부부 연기자로서 열심히 살겠다"고 입을 모았다.
기자회견장에 다소 긴장한 모습으로 입장한 두 사람은 무대에 오르자 안심이 되는 듯, 내내 팔짱을 낀 채 입가에서 미소를 떠나보내지 않았다.
기자회견은 사진 촬영으로 시작됐는데 손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어달라는 취재진의 요청에 이병헌은 "하트는 제 마음 속에 있습니다"라고 외쳐 좌중에 웃음꽃을 피웠다.
이병헌은 "무덥고 습한, 천둥 번개까지 친 날에 자리해 주셔서 감사하고, 인륜지대사인 만큼 꼼꼼하게 준비했어야 하는데, 워낙 꼼꼼하지 못한 성격인데다, 다음 영화 준비 작업 등이 겹치면서 허둥댄 감이 없지 않다"며 "어제까지 갑작스레 생각난 분들께 전화를 돌렸는데 미쳐 연락을 드리지 못한 소중한 분들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는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만큼 행복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아 열심히 살아가겠지만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날 것"이라며 "소소한 행복들이 저희 앞날에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크고, 단언컨대 배우로서 지금껏 열심히 살아온 것처럼 앞으로도 치열하게 꿈틀거리고 싸워가며 함께 살아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민정도 "아침부터 천둥 번개를 동반한 비가 왔는데, 비가 오면 잘 산다는 얘기가 있는 만큼 천둥 번개까지 쳤으니 더 잘 살겠다"며 "꼭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기분으로 신혼여행 다녀오고 집을 옮겨야 실감이 날 듯하다"고 말했다.
이날 축가는 가수 박정현 김범수 박선주와 다이나믹 듀모가 맡는다고 이병헌은 전했다.
이병헌은 "첫 축가는 박정현 씨가, 두 번째는 저희 두 사람의 사연이 담긴 노래를 김범수 박선주 씨가 듀엣으로, 마지막은 신부와 친분이 있는 다이나믹 듀오가 장식한다"고 했다.
2세 계획에 대해 이병헌은 "아직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지만, 하나든 둘이든 셋이든 무척 감사하는 마음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이병헌 이민정 두 사람이 모두 톱스타인 만큼 수익을 누가 관리하게 될지도 관심사다.
이병헌은 "거짓말로 들릴지 모르지만 거기까지는 아직 의논하지 않았는데 지금 든 생각은 아마 각자가 관리하게 되지 않을까 한다"며 "제가 그런 부분을 잘 못하는 만큼 이민정 씨에게 조언을 구하고 의지를 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결혼 뒤 톱스타 부부의 일거수일투족도 세간의 주목을 받을 터다.
이에 대해 이병헌은 "이민정 씨와 그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살다 보면 분명 힘든 부분이 어느 정도 있을 테고 개중에 커다란 일들도 많을 것"이라며 "그동안 살아오면서 아주 많이 행복한 일과 아주 커다랗게 힘든 일이 각자에게 있었을 테니, 살면서 아주 소소한 것에서 행복감을 느끼며 살자는 말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큰 것에 익숙해지고 소소한 것에 무뎌진 삶을 살았을 수도 있는데 아주 작은 것에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부부로 살려고 노력하면 앞으로도 아주 잔잔하게 잘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결혼 뒤 활동 계획에 대해 이병헌은 "오늘이 새 인생을 시작하는 날이지만 배우로서 살아온 내 삶과는 조금도 다름 없다"며 "결혼 뒤 바로 새 작품에 들어가고 새로운 캐릭터와 배우로서 많은 고뇌를 하면서 살아갈 것이고 민정 씨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민정은 "이병헌 씨가 사적인 일과 공적인 것을 많이 구분하는 스타일인데, 저도 차기작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그동안 부모님, 친구들, 회사와 상의를 했다면 이제는 남편을 우선순위에 상의하겠다"고 전했다.
이민정의 남편이라는 호칭에 이병헌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제가 남편입니다"라고 외쳐 좌중을 폭소케 했다.
두 배우가 한 작품에 출연할 계획을 묻는 말에 이병헌은 "잘 상상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병헌은 웨딩드레스를 함께 골랐느냐는 질문에 대해 "신부가 어떤 드레스를 입게 될지 신랑이 몰라야 결혼식 당일 신부를 더 사랑하게 된다고 들었다"면서도 "이민정 씨가 웨딩드레스를 입을 때마다 사진을 찍어서 보내 줘 다 봤고"고 했다.
두 사람은 이날 결혼 반지를 끼고 있었다. 이에 대해 이민정은 "이병헌 씨가 영화관에서 프로포즈하던 날 받은 것으로, 제가 워낙 눈치가 빠른데 영화가 끝날 무렵 이병헌 씨가 화장실에 간다고 해서 눈치를 챘다"며 "그래도 굉장히 감동받아서 눈이 퉁퉁 붇도록 울었다"고 전했다.
결혼 뒤 이민정은 이병헌이 어머니를 모시고 살던 집에 들어가 살게 된다.
이병헌은 "제 집이 서울 시내에서 40, 50분 걸리는 곳에 있고 어머님을 모시고 있는데, 이민정 씨는 제가 살던 집에서 살게 됐다"며 "이민정 씨 집은 서울 시내 한복판에 있는데 촬영이 몇 시간씩 빌 때마다 틈틈이 그곳에서 신세를 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민정은 "(처가에서 쉬는 것을) 허락해 드리겠습니다"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