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국에 기록적인 폭염이 맹위를 떨치고 있다. 특히 경북동해안지역은 잇따라 아침 최저기온과 낮 최고기온이 경신되는 등 푹푹 찌는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전력난에 대한 우려와 함께 노약자들의 건강관리에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경북동해안 낮 최고기온 연일 종전 기록 경신경북동해안을 비롯한 남부지방은 지난달부터 시작된 찜통더위가 이달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
포항지역의 경우 이달 들어 지난 1일과 2일을 제외하고 3일부터 9일까지 7일 연속 33도 이상의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 6일부터 9일까지는 낮 최고기온이 4일 연속 36도 이상을 기록하는 말 그대로 펄펄 끓는 가마솥 무더위가 계속됐다.
6일부터 9일까지의 낮 최고기온 기록을 살펴보면 6일 36.2도, 7일 36.5도, 8일 37.2도, 9일 37.5도였다.
특히 9일 경주지역은 낮 최고기온은 38도를 기록해 올 들어 가장 높았고, 영덕은 36.9도, 울진은 37.2도를 기록했다.
또 지난 8일 울진지역의 낮 최고기온은 37.8도를 기록해 1971년 울진에서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후 가장 높았다.
사람의 체온인 36.5도를 훌쩍 뛰어넘는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 열대야 지속, 아침 최저기온 기록도 경신- 낮의 열기가 밤에도 지속되면서 포항을 비롯한 경북동해안지역의 9일 아침 최저기온이 29도 이상을 기록하며 종전 최고기록을 잇따라 갈아치웠다.
포항기상대에 따르면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영덕이 29.5도를 기록했고, 포항은 29.3, 울진은 29도로 집계됐다.
모두 기상관측 이후 최고치로 종전 기록을 경신한 것으로 경주도 25.5도를 기록하며 열대야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포항지역의 아침 최저기온은 하루 만에 경신됐다.
지난 8일 아침 29.1도를 기록하며 포항기상대가 기상관측을 시작한 1943년 이후 가장 높았지만 하루 만인 9일 0.2도 더 높아지며 기록을 또 다시 경신한 것이다.
◈ 7월부터 2달 연속 이어지는 무더위- 남부지역, 특히 경북동해안지역의 폭염은 한 달 이상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월 포항지역에서 30도를 넘은 날은 무려 28일에 달했다. 단 사흘을 빼고는 모두 30도를 넘는 무더위가 계속된 것이다.
지난달 33도를 넘은 날은 모두 16일, 34도를 넘은 날은 13일, 36도를 넘은 날도 3일이나 됐다. 말 그대로 찜통더위를 기록한 것이다.
특히 지난달 29일 낮 최고기온은 36.6도까지 올랐다.
장마전선이 중부지방과 북부지역을 오락가락하면서 남부지역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불볕더위가 이어졌다.
이에 따라 지난달 포항지역 평균 기온은 26.8도로 평년에 비해 3도 높았고 열대야 발생일수는 무려 15일에 달했다.
한편, 포항지역에서 가장 높았던 기온은 1994년 7월 14일의 38.6도이다.
◈ 무더운 날씨 계속, 응급환자 발생 주의 요구- 지난달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폭염으로 인한 응급환자는 453명에 달해 지난해보다 18명 늘어났다.
지난달 중부지방은 장마전선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대부분 남부지방에서만 폭염 응급환자가 발생했지만 전년보다 숫자는 더 늘어난 것이다.
질병관리본부의 집계 결과 폭염 환자는 31.2도를 넘어서면서부터 급증했다.
이후 기온이 1도 올라갈 때마다 폭염환자는 70%씩 늘어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사람의 체온인 36.5도를 넘어설 경우 치명적인 열사병 위험도 더욱 커져 주의가 요구된다.
36.5도 같은 고온이 계속 유지되면 체온을 낮추기 위한 정상적인 반응이 손상을 입게 되고, 의식이 저하되면서 열사병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 대부분이 농촌지역의 50대 이상으로 농사일 등 야외활동 중 발생했던 만큼 노약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 무더위에 전력난 심각- 본격적으로 시작된 폭염으로 냉방기 사용량이 크게 늘면서 전력수급경보 2단계인 ‘관심’이 발령됐다.
전력거래소는 9일 오후 1시 39분쯤 순간 예비전력이 350만㎾ 미만으로 떨어져 전력수급경보 ‘관심’을 발령했다.
올 여름 들어 ‘관심’ 경보가 발령된 것은 지난 6월 5일에 이어 두 번째로 올여름 전력수급경보 발령 횟수도 23차례로 늘었다.
전력거래소는 "일부 산업체에 대한 강제적인 수요 절감 조치로 간신히 버티고 있다"며 "일반가정과 사무실에서도 전력 수요 관리에 적극 협조 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