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게티이미지 제공)
'괴물' 류현진(26, LA 다저스)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서 네 가지 목표를 세웠다. 2점대 평균자책점과 신인왕, 두 자리 승수, 3선발 이내 진입이 그 목표였다.
일단 두 자리 승수는 채웠다. 지난 3일 시카고 컵스와 원정 경기에서 5⅓이닝 2실점하면서 시즌 10승째를 챙겼다. 한국인 메이저리거로서는 최초로 데뷔 시즌에 두 자리 승수를 달성했다. 아시아로 범위를 넓혀도 6번째다. 네 가지 목표 중 하나는 일찌감치 달성한 셈이다.
사실 두 자리 승수보다 3선발 이내 진입이라는 목표를 더 일찍 이뤘다. 이미 류현진은 클레이튼 커쇼, 잭 그레인키와 함께 메이저리그 최고의 원-투-쓰리 펀치로 인정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2점대 평균자책점 진입
여기에 2점대 평균자책점이라는 목표에도 한 발 다가섰다. 류현진은 9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서 7이닝 1실점(비자책) 호투를 펼치면서 평균자책점을 2.99로 끌어내렸다. 지난 7월1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 5이닝 5실점으로 평균자책점이 3점대로 넘어간 뒤 한 달 만의 2점대 평균자책점 복귀다.
사실 가장 어려운 목표가 2점대 평균자책점이었다. 한 경기 부진해도 두 자리 승수 달성에 큰 문제가 없는 것과 달리 평균자책점은 한 경기만 대량 실점을 해도 좀처럼 낮추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류현진은 지난 5월29일 LA 에인절스전 완봉승과 함께 2점대 평균자책점(2.89)에 진입했다. 이후 호투를 거듭하며 7월6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6⅔이닝 2실점)까지 평균자책점을 2.82로 낮췄다. 하지만 전반기 마지막 경기였던 7월1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5이닝 5실점으로 부진하며 평균자책점이 3점대(3.09)가 됐다. 또 후반기 첫 경기인 토론토 블루제이스전에서 5⅓이닝 4실점하면서 평균자책점이 3.25까지 치솟았다. 두 경기 부진으로 평균자책점이 껑충 뛰어올랐다.
류현진은 꾸준했다. 조금씩 평균자책점을 끌어내렸다. 지난달 28일 신시내티 레즈전 7이닝 1실점, 3일 컵스전 5⅓이닝 2실점, 9일 세인트루이스전 7이닝 비자책으로 호투하면서 목표로 했던 2점대 평균자책점 진입에 성공했다.
▲신인왕 경쟁도 다시 시작류현진의 또 다른 목표가 바로 신인왕이다. 이미 다승(11승)과 이닝(141⅓이닝)에서는 신인 중 최고다.
그런 류현진에게 유일한 걸림돌이 바로 평균자책점이었다. 류현진과 경쟁 중인 셸비 밀러(세인트루이스)는 평균자책점 2.89, 호세 페르난데스(마이애미 말린스)는 평균자책점 2.54, 훌리오 테헤란(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평균자책점 2.96을 기록 중이다. 경쟁자 중 류현진만 3점대 평균자책점이었다.
하지만 류현진이 2점대 평균자책점이 진입하면서 신인왕 경쟁은 또 다른 양상을 띄게 됐다. 물론 야시엘 푸이그(LA 다저스) 같은 타자들도 경쟁하고 있지만, 평균자책점 2점대를 끝까지 유지한다면 일단 투수 쪽에서는 단연 신인왕 1순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