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내년 예산 편성 과정에서 복지비를 크게 늘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박원순 시장이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신 문화 예산은 크게 줄어들고 도시 안전과 관련한 예산도 제자리 걸음에 머물 전망이다.
5일 서울시와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서울시는 최근 각 국, 실, 본부에 '내년도 세출예산 한도액과 잠정 기준'을 제시했다.
이는 일종의 내부 가이드 라인이지만 내년 서울시정의 무게 중심을 알 수 있는 가늠자 역할을 한다.
서울시의 내년 총 예산은 올해보다 5757억원가량 증가한 16조1873억원으로 잠정 제시됐다.
이 가운데 예산이 크게 늘어난 부서는 여성가족정책실과 복지건강실 등 복지 분야를 담당하는 곳이다.
여성가족정책실은 올해보다 3765억원 증가한 1조8447억이 한도액으로 제시됐다.
무상 보육 사업비 증가가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서울시는 내년에는 국보 보조율이 현행 20%에서 40%로 증액된다는 것을 전제로 했다.
복지건강실 예산은 최저생계비 인상과 기초노령연금 개편 등에 따라 올해보다 45억원 증가한 2조9330억원으로 제시됐다.
이와함께 행정국은 내년 지방선거 분담금 등이 반영돼, 1308억원이 늘었다.
반면 문화관광디자인본부와 경제진흥실, 도시안전실, 푸른도시국 등의 부서는 예산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문화관광디자인본부의 내년 예산은 3529억원으로 올해보다 526억원 정도 줄어들었다.
최근 노량진 상수도관 수몰 참사와 방화대교 연결도로 붕괴 등 잇따른 안전 사고에도 불구하고 도시안전실 예산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도로건설 사업비 축소로 도시안전실 예산이 692억원 줄었지만 특별회계로 도시 안전분야 예산을 1000억원 정도 늘려 잡은 만큼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앞으로 부서간 의견 조정과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오는 11월 1일 최종 예산안을 마련해 시의회에 제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