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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애 "녹조 덮힌 낙동강, 괴물 나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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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역에 녹조 심각, 영화 '괴물' 떠올라
- 고도처리시설 없는 구미, 상주 위험
- 수문 열고 물 완전히 빼봐야
- 4대강 사업은 근본적으로 재앙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생태보존국장, 김진애 前 민주당 의원


‘낙동강물이 녹조라떼로 변했다.’ 이게 작년 이맘때쯤의 보도였죠. 저도 인터뷰 하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생생한데, 그 후로 1년이 지났습니다. 그때 그렇게 논란이 됐으니까 뭔가 개선이 됐겠지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라고 하는군요. 1년 전에는 낙동강 일부에서만 보이던 이 녹조현상이 지금은 낙동강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립니다. 낙동강 하면 부산, 대구, 경남 지역민들의 식수원이어서 걱정인데요. 실태가 어느 정도인지 직접 들어보죠. 먼저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생태보존국장 연결이 돼 있습니다.

◇ 김현정> 어제도 낙동강 둘러보고 오셨다면서요. 상황이 어떤가요?

◆ 정수근> 상황은 점점 심각해 보이고요. 일요일에 비가 약간 왔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조류가 창궐하고 있었고요. 모습을 설명해 드리면 강 가장자리 쪽으로 심한 녹색 페인트를 뿌려놓은 듯한 장면들이 강하게 연출되고요. 강 중앙에서도 보면 녹조 알갱이가 몽글몽글 피어오르거든요. 식물성 플랑크톤의 일종인 생물들입니다. 이것들이 계속해서 증식하고 있는 모습이 목격 되는데요. 계속 보고 있으면 기괴스럽다 해야 되나, 공포스러운 느낌까지 들고요. 강에 도대체 이런 물질이 왜 있어야 하는지 지금도 사실 의문입니다.

◇ 김현정> 그런데 그게 일부가 아니라 낙동강 전역이라고요?

◆ 정수근> 낙동강이 지금 보로 막혀 있지 않습니까? 낙동강의 원래 4대강 사업 전구간은 500km 이상이 되는데, 보로 막힌 구간이 낙동강 700리라고 280km 정도 되거든요. 상주보부터 낙동강 하구둑에 이르는 구간인데. 이 일대가 전부 다 그렇다,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자료화면)

 

◇ 김현정> 작년보다 더 심각해졌다는 얘기군요?

◆ 정수근> 네. 그렇죠. 시점도 작년에는 8월 초에 처음 보고가 됐는데요. 6월 초에 이미 발견이 됐습니다. 두 달이나 이르게 발견이 되었고. 확산속도도 작년에 비해서 훨씬 빠르고 광범위하다, 이렇게 보고요. 그래서 조류경보제 같은 걸로 치면 지금 경보단계를 넘어선 단계로 보입니다.

◇ 김현정> 그런데 녹조라는 게 원래 여름에는 강에 좀 끼고 그렇지 않습니까?

◆ 정수근> 강에서는 부분적으로 약간 정체되기도 하고, 이런 데서는 부분적으로 발생되기도 했는데. 주로 하구둑, 이런 데서 일부 목격이 됐죠. 그런데 낙동강 전역에 이렇게 광범위하게 낀 적은 작년하고 올해가 처음입니다.

◇ 김현정> 이 물의 냄새도 맡아보고 만져보기도 하셨어요?

◆ 정수근> 만져보면 끈적끈적하고 역한 냄새가 많이 올라오기 때문에 오래 서 있기가 곤란할 정도입니다.

◇ 김현정> 그런데 지금 문제는 이 물을 대구, 부산, 경남 지역민들이 마신다는 거 아닙니까?

◆ 정수근> 네. 그렇죠. 낙동강은 다른 강과 달리 식수원이기 때문에, 특히 식수원 안전에 우려하지 않을 수 없고요. 대구나 부산 같은 경우는 옛날에 페놀사태, 이런 거 때문에 수돗물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측면이 있습니다. 고도정수처리가 돼 있거든요. 그러나 구미나 김천, 그다음에 상주 이런 데는 그런 시설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게 대발생하게 되면 구미나 상주, 이런 쪽 주민들의 식수원이 치명적이게 될 수밖에 없죠.

◇ 김현정> 치명적이라는 건 어떤 상황까지 지금 상정하고 우려하세요?

◆ 정수근> 국립환경과학원에서도 이게 ‘미량으로도 치사량에 도달할 수 있는 맹독성’ 이라고 밝히고 있거든요.

◇ 김현정> 그러니까 고도정수시설을 거치지 않으면 미량만 마셔도 치사할 수 있는 정도 위험한 단계라는 말씀인가요?

◆ 정수근> 그렇죠.

◇ 김현정> 그러면 이게 고도정수시설을 거치면 어떻습니까?

◆ 정수근> 지금 그래서 상수도사업본부나 이런 데서는 ‘완전히 걸러진다. 100% 걸러진다.’ 얘기는 하고 있지만. 그런데 그것도 제가 보기에는 100%라는 말은 사실 어폐가 있다고 보고요. 그런 시설이 없는 지역, 이런 게 굉장히 문제가 많이 되죠.

◇ 김현정> 그런 고도처리시설이 없는 지역은 어느 정도나 됩니까?

◆ 정수근> 대구 위가 구미, 구미 위가 상주 이렇거든요. 이런 지역들은 처리시설이 없기 때문에 구미지역은 4대강 사업 피해를 많이 봤습니다. 2년전이죠. 4대강 사업 기간에 단수사태가 벌어져서 일주일 동안 식수대란 사태가 벌어졌지 않습니까? 또 이런 현상이 발견되기 때문에 주민들로서는 굉장히 곤혹스러운 상황인 거죠.

◇ 김현정> 지금 지자체들에서는 ‘고도처리시설을 일단 이용할 거고. 그다음에 조류가 대량 발생하면 방류량을 증가하도록 요청하겠다. 그리고 상수원에는 황토를 살포하겠다.’ 이런 얘기를 했는데, 이 정도면 되겠습니까?

◆ 정수근> 어느 정도는 효과를 보리라고 봅니다만, 근본적인 처방은 되지 않는다고 보고요. 이게 대발생하게 되면 강 전역에서 완전히 창궐하기 때문에 그런 조처로는 어림없다, 저는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 주민들이 많이 불안해하시나요?

◆ 정수근> 아무래도 사실 녹조현상이라는 게 작년과 올해 처음 나타나는 현상이고, 또 강에 나가보면 직접 많이 느끼시는데. 강변에서 만난 주민들은 굉장히 불안해하시더라고요. 왜냐하면 강 표면에서 완전히 페인트를 뿌려놓은 듯한 모습이 연출되니까 주민들로서도 이게 마시는 물이라고 생각하는데, 당연히 불안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요.

◇ 김현정> 눈으로 본 분들은 불안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군요.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낙동강을 둘러보고 온 분, 대구환경운동연합의 정수근 생태보존국장을 먼저 만나봤습니다.


이어서 해법을 찾아봐야겠죠. 전문가 연결해 보겠습니다. 김진애 전 민주당 의원 연결이 돼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지자체에서는 얼마 전, ‘이 낙동강에서 수영대회까지 열었다’고 하거든요. 그러면 생각보다 심각하지 않다는 얘기 아닙니까?

김진애 前의원 (자료사진)

 

◆ 김진애> 얼마 전이라는 게 녹조 발생 전이라고 생각하고, 또 믿고 싶습니다. 녹조가 이렇게 났는데도 거기서 수영한다고 그러면 그거는 자살행위나 마찬가지일 테니까요.

◇ 김현정> 지금 심각하지 않은데 좀 우려를 부풀려서 하는 거 아닌가, 이런 얘기하는 분들도 계신데요. 전문가가 보시기에 어떠세요?

◆ 김진애> 바로 그런 문제인데요. 녹조 발생이 된 거는 작년만 해도 4대강 중류까지만 생겼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상류지역까지 생겼어요. 이 4대강 조사를 제대로 해야 되거든요. 그런데 지금 문제가 국가에서 발표하는 자료조차도 믿지를 못하고 있는 거기 때문에. 그래서 총리실에서는 지난 3월에 ‘4대강 조사위원회를 만들겠다’고 그러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아직까지 만들지도 못하고 있으니까. 현재 문제는 정확한 자료를, 믿을 수 있는 자료가 없다. 이건 바로 신뢰의 문제가 아닌가. 그러니까 이런 신뢰가 자꾸 깨지면 자꾸 공포스러워집니다. 바로 앞에서 녹조 보면 굉장히 괴물스럽거든요. 괴물 튀어나올 것처럼 보이거든요. 영화 괴물 생각하면 됩니다.

◇ 김현정> 괴물이 튀어나올 것 같은 분위기.

◆ 김진애> 네. 그런 분위기. 그러니까 아주 으스스합니다. 그래서 이걸 제대로 조사해야 되는 거죠. 그리고 사실 그동안 쭉 나왔던 얘기가 또 다시 나오는데요. 이 정체된 고인물은 썩는다는 것, 그것 때문에 (녹조가) 생기는 거 아니냐. 그리고 이런 녹조 발생과 특히 인체에 유해한 난조류의 발생은 사실 4대강 사업할 때부터 환경부에서 지적했던 사안입니다. 이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했던 건데, 그거에 대한 아무 조치 없이 그대로 진행됐던 거거든요.

◇ 김현정> 심지어 환경부에서 지적을 했는데, 왜 그게 묵살이 됐죠?

◆ 김진애> 당시에 묵살된 게 한두 개입니까? 바로 어제 노컷뉴스에서 자료가 나왔던데요. ‘대통령실에서 대운하를 할 수도 있다는 전제로 4대강 사업을 바꿔라’ 라고 한 것도 이제 드러난 거 아닙니까?

◇ 김현정> 국토부에서 반박을 했지만 이걸 묵살했다, 이런 내용들의 문건이죠?

◆ 김진애> 어제 나온 걸 봤는데요. 당시에도 국감에서 이런 문제가 다 지적이 됐었습니다. 그런데 별로 언론에서 조명을 해 주지 않았고. 이번에 이건 특종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거는 구체적으로 나온 거기 때문에 더군다나 확실한 거죠. 그런 점에서는 CBS가 상당히 큰 역할을 하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다시 얘기를 돌려서요. 이제 원인은 결국 4대강으로 물을 막아놓은 보. 보 만들면서 물을 막아놓다 보니까 상황이 심각해졌다는 얘기인데요. 당장 주민들이 이걸 마셔야 되거든요. 우리가 해법부터 부지런히 생각해야 될 것 같습니다.

◆ 김진애> 그러니까 애초에 사실 4대강 중에서도 낙동강은 식수원으로 쓰는 거기 때문에 더군다나 이런 짓을 하면 안 된다고 지적이 됐는데, 지금 이렇게 됐습니다. 일단은 여러 가지를 해 봐야 될 거예요. 최종적으로 재자연화하는 것까지는 아직 좀 더 여러 가지를 모니터 해 봐야 되고.

◇ 김현정> 재자연화라는 게 무슨 말씀이세요?

◆ 김진애> 그러니까 4대강 8개 보가 있지 않던 시절로, 말하자면 다시 자연화를 시키는 거죠. 그 부분에 대해서는 상당히 여러 가지로 검토를 해야 되고. 지금 당장은 그동안 환경단체에서도 계속해서 요구를 해 왔는데 4대강 수문이 있지 않습니까? 열 수 있는 수문이요. 그래서 이 문을 열어서 물이 흐르게 해야 된다는 지적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러니까 이거예요. 물이 흐르게끔 하면 어떤 일이 생길 수 있나 하는 거는 해 봐야 되거든요. 그런데 그거를 왜 안 하는 거냐. 이건 정부한테 문제가 있다.

◇ 김현정> 지금 정부에서 우려하는 건 ‘녹조 막기 위해서 보를 열면 지류에 흙이나 모래가 쓸려갈 수 있고, 그러면 재방이 터질 수도 있고. 또 다리가 붕괴될 수도 있는 더 큰 위험이 있을 수 있다.’ 이런 건데요?

◆ 김진애> 그런데 말이 안 되는 게요. 이번에 낙동강은 비도 별로 안 왔잖아요? 그러니까 녹조가 많이 생기는 건데. 비가 많이 오면 수문을 안 열려야 안 열 수가 없거든요. 그때는 더욱 문제가 심각해집니다. 그러니까 지금 물이 많이 안 차 있을 때, 그냥 수문을 한꺼번에 열어야 되는 것도 아니니까 그걸 여러 가지 조절을 하면서, 또 주변의 상태를 보면서 여러 가지를 조절해 봐야 되는 거죠.

그런데 그런 거를 하지 않고 여러 가지 과학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하나로만 딱 한다는 건 말이 안 되는 거죠. 그러니까 여러 가지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거를 대안으로 마련해 봐야 되는데 그런 거를 왜 안 하느냐. 그러면 다는 아니더라도 어느 군데라도 해 보면서... 지금 사실은 모니터를 제대로 해 보려고 하면 두 가지를 해 봐야 합니다.

◇ 김현정> 어떤 건가요?

◆ 김진애> 수문을 열어보는 거하고, 그다음에는 물을 완전히 빼보는 것도 한번 해 봐야 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보의 안전성 문제를 굉장히 우려하지 않습니까? 그것도 사실은 조사가 안 돼 있는데. 많은 일들이 물 밑에서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확인이 잘 안 되거든요.

◇ 김현정> 물 밑에서 일어나는 일은 무슨 일일까요? 겉에서 일어나는 일은 녹조인데.

◆ 김진애> 그러니까 안전에 관련된 문제. 균열이 일어난다든가 기초의 문제가 있다든가. 아니면 기초 주변에 모래가 너무 파여 가고 있다든가, 가령 다리 같은 부분에요.

◇ 김현정> 지적되고 있던 세굴 현상 같은 거요?

◆ 김진애> 네. 아니면 어디에는 너무 많이 쌓이고 있다든가, 이런 것들을 검토해야 되거든요. 그 검토를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해야 되는 겁니다. 저도 처음부터 8개 보를 다 해체해야 된다, 이렇게 하자는 게 아니라 지금은 문제가 있으니까 문제에 대한 모니터를 해 보고, 이거를 조금이라도 낫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에 대한 걸 알기 위해서라도 조사를 제대로 해야 되는 건데요. 그 조사 자체가 지금 안 되고 있다는 것, 이게 문제인 거죠.

◇ 김현정> 보 해체라는 주장도 지금 말씀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만, 그것까지는 좀 극단적이라 한쪽에 놓고...

◆ 김진애> 그거는 만약 필요하다 하더라도 정말 보를 2, 3년 만에 갑자기 해체해 버릴 수는 없거든요. 굉장히 조사도 많이 하고 그렇게 해야 되기 때문에. 외국에서, 가령 독일의 운하처럼 유명한 곳에서도 재자연화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보통 재자연화 하고 보를 해체하는 과정은 10년씩 걸려서 조사하고, 그러고 나서 해체하고 그럽니다.

◇ 김현정> 건설하는 것만큼 해체도 어려운 작업이군요?

◆ 김진애> 그렇습니다. 이게 자연에 다 손을 대는 작업이기 때문에. 그리고 지금 4대강이 다 몸살을 앓고 있지 않습니까? 정말 살아남으려고 몸부림들을 치고 있는데. 낙동강은 낙동강대로, 이번에 한강은 한강대로. 그리고 영산강 같은 경우에는 주변의 농경지가 침수 돼서 생기는 문제. 정말 자연이라는 건 오묘하고 굉장히 섬세하게 다루어야 된다는 걸 저는 강조하고 싶습니다.

◇ 김현정> 4대강 사업은 실패라고 지금 100% 확신하세요?

◆ 김진애> 그건 확신합니다. 근본적으로 재앙사업입니다.

◇ 김현정> 그걸 왜 여쭤봤냐면, 4대강 사업은 그래도 유익했다고 보는 분도 여전히 계세요. 새누리당 심재철 최고위원은 ‘집중호우가 예년과 달리 기간도 길고 일부지역에 집중적으로 퍼부었는데도 4대강 사업으로 홍수 위험이 줄어들었다.’

◆ 김진애> 그거는 무식하고 무지해서 생기는 건데요.

◇ 김현정> 무슨 말씀이세요?

◆ 김진애> 원래 4대강 사업을 하기 전에도 본류에서 일어나는 홍수피해는 2%밖에 안 됐습니다. 그러니까 가령 2% 부분에서 일어났던 부분이 여주 부분인데, 그런 부분은 조금 이점이 있었을지 모르겠어요. 그런데 그 2%를 살리려고 나머지 지역을... 지금 지천에서 생기는 역류, 역행 침식 문제, 그리고 다리가 무너지는 문제, 이런 문제를 저희가 그대로 둘 수는 없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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