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자택 압류절차 마친 검찰. (자료사진/윤성호기자)
전두환 전 대통령의 숨은 비자금을 찾아내기 위한 검찰의 전방위 조사가 초반전을 지나 비자금 은닉의 핵심 가닥을 추려내는 단계인 중반전으로 접어들고 있다.
검찰은 전 전대통령의 자녀와 처남 이창석씨, 그리고 일가 친척을 맨 앞줄에 세워놓고 그들이 거래한 미술품과 부동산, 금융 투자 등을 샅샅이 뒤지면서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며 자금의 원천을 쫓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전두환 은닉 비자금을 찾아내기 위한 조사 방향을 분류하면 10개 정도의 큰 줄기로 볼 수 있고 10개의 동굴로 동시에 진입했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검찰은 그러나 10개의 동굴 가운데 이창석씨를 전 전대통령의 비자금의 창구이자 이번 수사의 핵심타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전씨측이 추징금을 낸다면 현재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사람은 이창석씨 일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이 장남 재국씨의 회사(시공사)를 파헤치는 한편 미술품을 압수하고 차남 재용씨가 소유했던 빌라를 압수하는 등 일가와 사업체를 뒤지면서도 특히 이창석씨한테 주목하는 이유는 뭘까?
우선, 검찰은 미납금을 추징하려면 재국씨와 재용씨 등의 재산 증식분에서 범죄행위로부터 파생된 비자금을 찾아내야 한다. 그 연결고리가 이창석씨 일 수 밖에 없다
창석씨는 조카 재국씨와 재용씨가 어렸을때부터 전두환 전 대통령으로 돈을 받아 관리하다가 이들이 성장하면서 그 돈을 차츰차츰 넘겨왔다는 강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씨를 잘아는 인사는 "전씨 추징금(2200억원)의 몇배를 이창석씨한테 맡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CBS노컷뉴스 취재결과, 전두환 전 대통령의 처남 이창석 씨가 소유한 경기도 오산 땅이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관리된 차명 재산이라는 증언이 처음으로 나왔다.
또 이 땅을 이씨가 2006년 늘푸른 오스카빌 전 대표인 박정수 씨에게 매각한 후 매각대금 수천억원을 전 씨의 3남 1녀와 이 씨가 각각 5분의 1씩 나눠가졌다는 증언도 동시에 제기됐다.
조카들과 이씨 간의 잦은 부동산 거래는 재산 이식의 과정이라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주 타깃은 이창석씨 한테 갈 수 밖에 없다. 재용.재국은 횡령.배임으로 압박하고.. 상식적으로 그럴 수 밖에 없다. 자금의 원천을 찾아 그 돈에 의해 전씨 일가의 재산 증식이 됐다는 것을 캐야 한다. 계좌추적 영장을 받아 20년전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도 원천을 보기 위해서다. 그러면 그당시 가장 큰 역할은 이창석이다. 이창석이가 워낙 돈도 많고..."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이유는 추징금을 대납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사람은 이창석씨 밖에 없다는 시각도 있다.
전씨 자녀들이 추징금을 대납할 만큼 재산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이와관련 중앙일보는 전재국씨가 법조계 인사를 만난 자리에서 "괴롭다. 낼 돈이 없다. 이번 상태가 정리되고 나면 내년쯤 파산 신청을 해야 할 상황"이라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전씨 자녀들이 사업을 하면서 많은 돈을 까먹었거나 아직 외삼촌인 이씨로부터 받아야할 부친의 비자금이 상당부분 남았을 것이라는 추론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