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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학교폭력이 은밀하게 이뤄지거나 조직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품갈취 등 쉽게 드러나는 학교폭력에서 사이버나 휴대전화 문자 폭력 등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제주도교육청은 25일 도내 학교폭력 실태에 대한 올해 1차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3월 25일부터 4월 30일까지 온라인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는 초등학교의 경우 4학년에서 6학년까지,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6만 9백여 명이 참여해 응답률은 90.3%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에서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답변한 학생은 1,398명으로 전체의 2.3%를 기록했다.
초등학생이 679명(3.8%)으로 가장 많았고 중학생은 463명(2.1)%, 고등학생 256명(1.2%)이었다.
지난해 8월부터 4개월 동안 진행된 학교폭력 실태조사(피해경험 9.8%)와 비교해보면 7.5%P나 줄어든 것이다.
제주도교육청은 학교폭력과 관련한 교육이 다양해지고 사소한 행위도 폭력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서로 조심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학교폭력 피해 유형(중복답변)은 언어폭력이 73.6%로 가장 많았다.
집단따돌림과 괴롭힘이 31.7%였고, 신체폭행 29.4%, 금품갈취 28%, 강제적인 심부름 18.1%, 스토킹 18%순이었다.
특히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등을 통한 사이버 괴롭힘도 16.2%나 됐고 강제추행이나 성폭력을 당했다는 답변도 7.9%를 차지했다.
과거에는 금품을 빼앗거나 강제적으로 심부름을 시키는 등의 쉽게 드러나는 학교폭력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은밀하게 이뤄지거나 조직화되는 추세로 변화하고 있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단체로 보내 괴롭히거나 집단으로 따돌리는 행위가 대표적인데 집단따돌림은 지난해에 비해 16.5%P나 급증했고 사이버 괴롭힘도 5.9%P가 늘었다.
반면 심부름이나 금품갈취는 지난해보다 각각 5.8%P, 4.5%P 줄었다.
학교폭력이 일어난 장소는 학교 안(69.7%)이 7대 3의 비율로 학교 밖(30.3%)보다 많았다.
구체적으로는 교내 폭력의 경우 교실 안이 36.5%, 교내 다른 장소 16.2%, 복도 6.6%, 운동장 6.3%, 화장실 2.9%순이었고 학교 밖의 경우 학원이 5.5%, 놀이터 등 기타가 5.4%, 사이버 공간 4.3%, 자신의 집이나 친구 집이 2.3%, 오락실과 피시방 등이 2%순이었다.
학교폭력이 발생하는 시간대는 쉬는 시간이 41.6%로 가장 많았고 하교시간 이후가17.1%, 점심시간 9.7%, 수업시간 7.6% 순이었다.
학교폭력을 목격했을때 어떻게 했느냐는 질문에는 모른척했다는 학생이 1,466명으로 가장 많았다. 목격자의 37.7%나 됐다.
아예 같이 피해학생을 괴롭혔다는 답변도 56명(1.2%)이 했다.
반면에 친구를 말렸다는 학생은 27.4%, 선생님이나 배움터 지킴이 등에게 알렸다는 답변은 17.7%였다.
학생들이 방관자적인 태도를 취하는 이유는 교사에게 알리거나 117센터에 신고할 경우 가해학생으로부터 보복이 있을 것이라는 두려움때문이다.
또 가해학생을 말릴 경우 자신도 학교폭력의 대상이 될 수 있어 그냥 모른척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제주도교육청은 학교폭력 예방교육과 더불어 신고자에 대해서는 끝까지 신변을 보호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교육청은 또 이번 설문조사결과를 토대로 현장에 적합한 맞춤형 학교폭력 근절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