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8일(한국 시각)으로 예정된 '괴물' 류현진(26, LA 다저스)과 '추추 트레인' 추신수(31, 신시내티)의 맞대결. 2010년 박찬호-추신수 이후 3년 만의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투타 대결이라 벌써부터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더욱이 두 선수 모두 팀의 중심 선수로 각광을 받고 있어 기대를 더하고 있다. 팀도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각 지구 상위권 경쟁을 하고 있는 만큼 주목도도 높다. 홈 팀인 다저스는 일찌감치 이번 신시내티와 4연전을 '한국인의 날'로 지정해 흥행몰이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두 선수의 '왼손 징크스'가 흥미를 더할 전망이다. 좌완인 류현진과 왼쪽 타석에 들어서는 추신수의 맞대결에서 어떤 변수가 작용할지 관심이다.
▲류, 피안타율 3할 육박…추, 타율 1할대
류현진은 '좌완은 좌타자에게 강하다'는 속설이 맞지 않는 투수다. 7시즌을 보낸 한국에서부터 좌타자 통산 피안타율이 2할5푼7리로 우타자(2할2푼7리)에 비해 높았다.
올 시즌도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2할3푼8리에 불과했지만 좌타자는 3할(.294)에 가까웠다. 출루허용률도 2할9푼6리-3할5푼9리로 좌타자를 더 많이 내보냈다.
피장타율도 우타자는 3할3푼2리였던 반면 좌타자는 4할5푼4리나 됐다. 허용한 홈런(6-4), 2루타(12-7) 등 장타 수도 차이가 없었다. 우타자 타수(340개)가 좌타자(119타수)보다 두 배 이상 많았던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왼손 타자들에게 장타를 많이 맞은 셈이다.
반면 추신수는 앞서 언급한 속설에 정확하게 부합하는 선수다. 올 시즌 추신수는 우투수에게는 타율 3할4푼7리로 강했고, 홈런 14개를 모두 뽑아냈다. 반면 좌투수 상대 타율은 1할7푼9리(123타수 22안타)에 불과하다. 우투수 장타율은 6할대에 이르지만 좌투수에게는 2할을 간신히 넘겼다.
지난해도 추신수는 좌완 상대 타율이 1할9푼9리로, 우완(3할2푼7리)보다 현저히 낮았다. 7월 들어 좌완 상대 월간 타율이 3할대로 올라가는 듯했지만 24일 더블헤더 무안타로 2할8푼6리(28타수 8안타)로 내려갔다.
▲류, 결정구 부족…추, 사구 후유증 원인류현진의 '왼손 징크스'는 구종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우타자에게는 확실한 주무기가 있지만 좌타자를 상대로는 효과적인 구종이 없다는 것이다.
알려진 대로 류현진의 장기는 명품 체인지업이다. 직구와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 투구폼으로 던지는 체인지업은 우타자를 잡기에 안성맞춤이다. 직구처럼 오다가 우타자 바깥에서 속도가 느려지며 휘어져 나가는 공에 헛스윙하기 일쑤다. 베이징올림픽에서 캐나다와 쿠바 타자들을 농락한 바로 그 공이다.
좌타자에게는 슬라이더나 커브를 주로 결정구로 사용하는데 위력이 체인지업보다는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국내는 물론 메이저리그에서도 좌타자에 비교적 약한 이유다.
추신수의 경우는 지난 2011년 당한 부상 후유증이 크다. 그해 6월 추신수는 샌프란시스코 좌완 조나단 산체스의 공에 맞아 손가락 골절상을 입었다. "사구 부상 이후 좌투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할 정도로 좌완 공포증이 생겼다. 이후 지난해와 올해 좌투수에게 고전하고 있다.
사실 추신수의 좌투수 상대 성적은 그런대로 괜찮았다. 본격적인 풀타임 빅리거가 된 2008년 좌완 타율은 2할8푼6리로, 우완(3할1푼2리)과 차이가 크지 않았다. 2009년 2할7푼5리-3할1푼2리, 2010년에도 2할6푼4리-3할1푼9리였다.
올 시즌 왼손 상대에 대한 약점을 안고 있는 류현진과 추신수. 과연 어느 선수의 '왼손 징크스'가 깨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