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본사가 계약 해지시 가맹점주로부터 과다한 위약금을 받았다면 일부 돌려줘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 동부지방법원 민사17단독(판사 김형식)는 편의점주 박모(62) 씨가 가맹 본사인 A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했다고 24일 밝혔다.
박 씨는 지난 2008년 8월 편의점 체인을 운영하는 A사와 5년 계약을 하고 서울 송파구에 편의점을 열었다.
당시 A사는 편의점 인테리어 공사와 전기·가구 공사 등을 완료하고 간판, 진열대 등을 제작 설치했다.
그렇게 3년이 지났다. 처음엔 편의점을 시작하면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막연하게 기대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수익을 내기는커녕 매월 적자를 면하기도 힘들었다. 또 임대료도 계속 올라 더는 편의점을 운영하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이에 박 씨는 폐업을 결심하게 됐고 2011년 7월 A사에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입장을 통보했다.
하지만 A사는 계약 해지 가능일이 2011년 10월이 돼야 가능하다는 입장과 함께 "해약금과 잔존가를 배상해야 한다"고 통보해왔다.
결국 박 씨는 2011년 8월 편의점 운영을 중단했다. 이에 A사는 박 씨에게 "정당한 사유없이 7일 이상 영업을 중단했다"는 이유를 들어 계약을 해지했다.
이후 A사는 근저당권을 설정해 뒀던 박 씨 소유의 아파트에 대한 임의경매를 진행했다.
다급해진 박 씨는 아파트가 경매로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A사의 요구대로 위약금 2800만원 등 총 4170만원을 A사에 지급했다.
부당함을 느낀 박 씨는 지난해 11월 "계약 당시 A사 직원들이 3년 이상 계약을 유지하면 해약 위약금을 청구하지 않는다고 했고 공사비용도 과다 산정됐다'면서 4800만원을 돌려달라는 청구소송을 냈다.
이에 법원은 "A사 직원들이 3년 이상 계약 유지 시 해약 위약금을 청구하지 않는다는 말을 했다는 증거가 없는데다 원고가 영업을 중단함으로써 계약 해지의 원인을 제공했다"며 박씨에게 위약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봤다.
하지만 "계약기간이 5년으로 긴 점, 박씨가 3년 동안 본사에 매출 총이익의 25% 이상을 가맹수수료로 지급해 본사가 투자비용 이상의 이익을 얻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볼 때 손해배상액은 당초 예정된 금액의 50%인 1400만원이 적당하다"고 판시했다.
또한 법원은 공사비용이 과다하게 산정됐다는 박씨의 주장도 일부 인정해 A사가 박씨에게 총 1790만원을 돌려주도록 것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