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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콩 친환경 콩나물 둔갑해 '아이들 밥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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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수억원대 부당이득 콩나물 재배업자 적발...허술한 친환경 인증 도마

 

중국산 콩으로 재배한 콩나물이 국내산 친환경 농산물로 둔갑해 수년간 아이들의 학교 밥상에 올랐다.

친환경 인증을 담당하는 농산물품질관리원은 경찰 수사가 있기 전까지 이같은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해 친환경 농산물 인증과 관리 허술함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23일 전북 익산경찰서는 중국산 콩으로 재배한 콩나물을 국내산으로 둔갑시켜 학교 급식 등에 대량 납품한 혐의(사기 등)로 익산의 한 콩나물재배업체 대표 최모(71)씨와 아들(35)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최 씨 등은 2003년 자신들이 재배하는 콩나물에 대해 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친환경 인증을 받았다. 하지만 이들이 사용한 콩은 수입업자들이 들여 온 중국산 콩이었다.

경찰은 압수한 장부 등을 토대로 이들이 2009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익산과 군산 109개 초중고교와 농협 하나로마트에 ‘친환경 인증 콩나물’ 190t 가량을 납품해 4억1300여만 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파악했다.

친환경 인증은 무농약의 경우 2년마다 실사를 통해 갱신해야 한다. 그러나 농산물품질관리원은 실사를 했지만 이 업체의 문제점을 전혀 파악하지 못했고, 익산시청은 단 한차례의 현장실사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산물품질관리원 양기환 익산사무소장은 “지난해 10월에 현장실사와 원재료 분석을 했지만 국내산으로 분석됐다”며 “경찰 수사과정에서 이 업체가 비밀창고를 두고 중국산 콩을 따로 보관한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익산시청과 농산물품질관리원 등의 안일한 친환경 인증 농산물 관리 탓에 소비자들은 중국산 콩을 친환경 국내산으로 알고 속수무책 속아야만 했다. 또 학교 급식에 친환경 농산물을 공급하기 위해 지원된 수십~수백억 원의 예산은 헛일이 됐고, 아이들은 중국산 콩으로 재배한 콩나물을 먹어야했다.

익산경찰서 선원 수사과장은 “다른 친환경 농산물도 같은 사례가 있는지 살펴보겠다”며 “익산시청, 농산물품질관리원 등의 관리감독상의 문제가 없었는지에 대해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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