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적인 대부업체를 차린 뒤, 전화 콜센터를 이용해 수 십억원의 대출사기를 일삼은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번에 검거된 일당은 전국 각지에 콜센터를 두는 등 국내 최대 규모로 파악됐다.
울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전국에 콜센터를 차려 놓고 대출사기를 일삼은 조직을 검거했다.
사기 혐의로 총책 윤모(40) 씨 등 2명은 구속, 상담원 등 나머지 46명은 불구속 입건됐다.
윤 씨 등은 정식 허가를 받고 부산 해운대에 대부업체를 설립했다.
그리고는 울산과 서울, 인천 등 전국 7곳에 콜센터를 뒀다.
이른 바, 고객 정보를 수집한 대부업체는 1차 콜센터, 대출사기를 유도하기 위한 다른 지역은 2차 콜센터.
윤 씨 등은 대부업체를 통해 모은 고객 정보를 각 지역 콜센터에 전달했다.
그러면 콜센터들은 고객들에게 전화를 걸어, 까다로운 절차 없이 낮은 금리로 전환대출을 해주겠다고 접근했다.
자신들이 알선한 대부업체에서 연 38% 고금리로 돈을 빌리면, 다시 6~7% 저금리로 전환대출을 해주겠다는 것.
콜센터와 알선해 준 대부업체가 같은 업체인 줄 알 수 없는 고객들은 공인인증서 ID 와 비밀번호, 보안카드 등을 대부업체에 넘기고 만다.
결국, 이렇게 속은 피해자는 적게는 100만원에서 많게는 2,800만원까지 대출사기를 당했다.
대출사기 일당은 지난 2월부터 최근까지 모두 1,500여명에게서 34억원을 가로챘다.
사기에 이용된 대포폰만 50대, 여기에다 대포계좌 100여개, 컴퓨터 40대가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대부업체는 개인정보 유출이나 명의도용 방지, 보이스피싱에 주의하라며 피해자들에게 당부하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또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콜센터 사무실을 수시로 바꾸는 주도면밀함도 보였다.
울산경찰청 윤치영 광역수사대장은 "최근 공인인증서만 있으면 대부업체들이 신용등급이나 상환능력 여부와 상관없이 대출을 해주고 있는 점을 사기단이 악용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