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765kV 송전탑 사태 해결을 위한 전문가 협의체가 40일간의 활동을 8일 종료한다. 하지만, 예상대로 결론을 내지 못할 것으로 보여 진통이 예상된다.
전문가 협의체는 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에 검토결과를 보고할 예정이지만, 위원들간 합의를 보는데 실패해 단일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했다.
전문가협의체 백수현 위원장은 지난 6일 저녁 국회에 제출할 전문가협의체보고서에 첨부할 개인 의견을 받는다는 명목으로 이메일을 통한 서면 의견 취합을 시도했지만, 야당과 반대대책위 추천 위원들로부터 날치기 표결을 시도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앞서, 지난 5일 열린 6차 회의에서도 보고서 채택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회의가 팽팽하게 이어지자 백 위원장은 서면에 전문가협의체가 다루고 있는 3가지 의제에 대한 의견서를 작성하자는 긴급제안을 했다가 반발을 샀다.
김준한 밀양 송전탑 반대 대책위 공동대표는 "40일 동안 심도있는 기술적 검토를 요하는 복잡하고도 다양한 가능성이 상존하는 문제를 초등학교 시험문제보다도 더 유치한 방식으로 달랑 A4 1장에 다 적으라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위원들을 더 이상 전문가가 아닌 정치적 거수기로 여기는 것으로, 밀양 주민들은 용납하지 않을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전 측과 반대대책위 측 추천 위원들은 따로 보고서를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송전탑 반대대책위와 야당 측 추천위원들은 그동안 협의체 활동으로 성과가 있었다며, 한전이 그동안 765㎸ 송전선로의 설치 근거로 제시한 시뮬레이션이 엉터리임을 입증했고 기존 선로를 통해서도 신고리 3·4호기에서 생산된 전기를 송전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또, 기존 선로보다 오히려 765㎸ 송전선로가 사고에 훨씬 취약하며, 지중화 공사에 14년6개월과 2조7천억원의 시간·비용이 든다는 한전 측 주장도 과장돼 345㎸ 4회선 지중화는 5천900억원의 재원으로도 가능하다며 이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한전과 여당 측 위원들은 한전 보고서 베끼기 의혹 등에 수긍할 수 없다며 그동안 검토해온 보고서를 원안대로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에는 765㎸ 송전선로 건설의 필요성을 지지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공은 다시 국회로 돌아가게 됐다. 국회 산업위는 오는 11일 상임위 전체회의를 열어 양측 위원들의 보고를 듣고 향후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전문가협의체 활동 기간을 연장할지, 이대로 활동을 종료하게 할지 여부 등도 결정하기로 했다.
통상·에너지소위원장인 민주당 조경태 의원은 "아직 협의체가 파행됐다고 속단할 수는 없다"며 "소위와 간담회 등을 통해 생산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협의체 역시 한전과 반대주민들의 애초 주장에서 진전되지 못하는 등의 한계를 드러낸 만큼, 활동의 연장에 대한 성과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