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26)의 소속팀 LA 다저스가 기나긴 부진의 터널을 지나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경쟁팀들의 부진 속에 가파른 타격 상승세로 선두까지 넘볼 기세다.
다저스는 4일(한국 시간) 미국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와 원정 경기에서 홈런 4방 등 올 시즌 팀 최다인 17안타를 몰아치며 10-8 승리를 거뒀다.
4연승을 달린 다저스는 40승43패 5할 승률을 바라보게 됐다. 최근 10경기 9승1패를 거둔 다저스는 전날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최하위에서 탈출한 데 이어 샌디에이고를 밀어내고 3위까지 올라섰다. 2위 콜로라도(41승44패)와도 승차 없이 승률에서만 뒤진다.
지구 선두 애리조나는 사정권 안에 들어왔다. 2.5경기 차로 따라붙어 3연전 맞대결에서 스윕하면 1위로 올라설 수도 있다. 다저스는 오는 9일부터 애리조나와 원정 3연전을 치른다.
특히 애리조나는 최근 10경기 2승8패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서부지구의 다른 팀들도 완연한 하락세다. 최근 10경기에서 콜로라도가 4승6패, 샌디에이고도 2승8패다. 다저스의 라이벌 샌프란시스코는 1승9패 최악의 부진이다. 마치 다저스가 한창 좋지 않을 때의 모습들이다.
다저스의 지금 기세라면 올스타전 휴식기 전에 1위도 가능하다. 다저스는 올스타전에 앞서 샌프란시스코, 애리조나와 원정 3연전, 콜로라도와 홈 4연전을 앞두고 있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꿈이 아닌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
▲푸이그-라미레스-켐프 등 핵타선 탈바꿈
물방망이던 다저스 타선이 폭발한 게 크다. NL 6월의 선수와 신인을 석권한 '쿠바발 폭풍' 야시엘 푸이그의 등장과 핸리 라미레스, 맷 켐프 등 주포들의 복귀 등으로 강력한 타선이 갖춰졌다. 이날도 라미레스가 4안타 1홈런, 켐프가 2안타 1홈런 2타점, 푸이그가 2루타와 득점, 타점을 1개씩 올렸다.
선발 잭 그레인키는 5이닝 동안 6안타 사4구 7개로 5실점하고도 타선의 도움으로 6승째(2패)를 올렸다. 류현진은 6월 5경기 모두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를 찍고도 타선의 도움을 얻지 못해 1패만을 안았지만 이제부터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앞선 2경기에서 14안타씩을 몰아친 타선이 이날도 폭발했다. 선발 그레인키의 부진을 덮고도 남았다. 푸이그가 1회부터 2루타를 친 뒤 후속 애드리안 곤잘레스의 땅볼 때 홈을 밟아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그레인키가 1회 동점 솔로포를 내준 데 이어 2회 대거 4실점했다.
다저스 타선은 곧바로 리드를 안겼다. 1-4로 뒤진 4회 A.J. 엘리스의 적시타와 후안 유리베의 동점 2점포로 균형을 맞췄다. 이어 그레인키의 2루타와 마크 엘리스의 3루타로 역전을 만들었다.
7회말 등판한 '파이어볼러' 불펜 호세 도밍게스가 2실점하며 8-7까지 쫓겼으나 9회초 라미레스, 켐프가 잇따라 홈런을 터뜨리며 쐐기를 박았다.
다만 푸이그가 5회 수비 도중 담장에 부딪혔지만 뼈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푸이그는 수비 이후 6회 희생타로 1타점을 올린 뒤 교체됐고, 다저스는 푸이그를 부상자 리스트(DL) 전 단계인 데이-투-데이(day-to-day) 리스트에 올려 두고 상황을 지켜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