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년 전만 해도 염전이었던 곳에 각종 폐기물이 쌓이면서 비산먼지와 토양오염, 악취 등으로 환경 파괴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CBS노컷뉴스는 내년에 개최하는 2014인천아시아경기대회의 주경기장이 들어설 인천시 서구의 해묵은 골칫거리인 왕길동의 ‘골재 폐기물’ 방치 실태를 고발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 주] ◈ 글 싣는 순서① 갈수록 태산…왕길동 ‘골재 산’
② 파괴 부른 '뒷짐 행정'…환경파괴 부채질③ 악덕 폐기물 매립…이해 못할 해법
④ 갈길 먼 원상복구…대안은 없나?
인천시 서구 왕길동 일대에 쌓인 건축폐기물
수도권매립지와 소각장, 발전소, 서부산업단지 등 각종 환경·위해시설로 어려움을 겪는 인천시 서구가 오히려 혐오시설 집단화를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정일우 전 인천시 서구의회 의원은 "지역의 건설폐기물 중간처리업체를 한곳으로 모으기 위해 오류동 산업단지 내에 도시계획 시설결정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지난해에 서구청이 집단화단지에 또다시 이전 목적이 아닌 신규허가를 해줘 애초 목적과 달리 업체만 하나 더 늘려줬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집단화 단지 이주대상 업체였던 왕길동의 A 업체는 기존 사업장을 옮기지 않고 'A 업체 오류동 지점'이라는 이름으로 신규허가를 받아 집단화단지에 입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이었던 그에 따르면 서구에 산적한 환경피해문제 해결을 위해 전임 시장들은 2006년부터 폐기물처리업의 허가 및 신고 제한으로 새로운 시설의 입지를 막아왔다.
하지만 지난해 서구가 건설폐기물 중간처리업체 5곳을 무더기로 허가한데다 현 구청장이 신규 허가업체 개업식에 참석해 축사까지 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 전의원은 "구청장이 앞장서 막아도 시원찮은데 허가를 내주고 그것도 모자라 폐기물업체에 가서 축하메시지를 전하면 환경 위반 단속 공무원들이 구청장 눈치만 보게 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누가 관리·감독에 나서고 구민들은 환경피해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당시 특위는 3개월에 걸친 조사 끝에 관련부서가 이전문제를 꼼꼼히 따지지 않는 등 허가과정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서구 관계자는 "해당업체를 이주시킬 수 있는 법적 권한이 없는데다 허가받은 부지 내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업체를 무리하게 내쫓는다면 거꾸로 해당업체들로부터 역으로 소송을 당하거나 민원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 이전 계획보다는 환경오염 저감 대책을 내세우며 한 발 물러섰다.
이런 가운데 중간처리업체가 생산한 순환골재가 팔려나가는 양보다 많아지면서 반입 폐기물은 갈수록 태산이다.
왕길동 일대 순환골재 방치와 제대로 단속을 하지 않아 서구청 공무원이 인천시 감사에 적발돼 징계를 받기도 했다.
골재가 쌓인 지역의 토지주들은 "문제 해결에 서구청 공무원들이 노력하지 않고 수수방관했다"며 담당 공무원들을 상급기관에 고발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2007년에는 자연환경보전지역에 1천여 만톤의 골재를 불법으로 쌓은 혐의로 모 건설폐기물 중간처리업체 대표 B(65) 씨 등 2명이 검찰에 구속되기도 했다.
B 씨 등은 2001년 6월부터 2006년 11월까지 건축 철거공사 현장에서 나온 건설폐기물을 반입한 뒤 자연환경보전지역 18만㎡에 불법으로 매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5년 동안 건설폐기물 반입수수료 700억 원을 받아 챙겼으며 2차 폐기물 수만 톤도 방치해 유독가스와 악취 등을 발생시켰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왕길동 수도권매립지 도로 주변에 폐기물 관련 업체들이 수 십년째 영업을 하는 바람에 주민들의 환경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관할 인천 서구청은 오히려 폐기물업체 허가를 남발하고 있어 환경피해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