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
2007년 남북정상회담을 수행했던 박선원 전 청와대 통일외교안보비서관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NLL포기 발언도 안 했고, NLL포기 취지의 발언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박 전 비서관은 2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국가정보원이 전날 공개한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발췌본을 "날조"라고 규정하며 이같이 말했다.
박 전 비서관은 "노 전 대통령이 회담에 들어가기 전 NLL을 포기하느냐는 있을 수 없는 이야기이고 NLL재획정 자체도 없다. 그러니까 NLL은 결코 손을 대지 않는다"는 입장이었다고 전했다.
박 전 비서관은 그러면서 "북한이 NLL을 근본문제로 토의하자고 하는데 안 할 수는 없기 때문에 NLL에 일체 손을 대지 않고 서해를 전쟁의 바다가 아닌 평화협력지대로 바꿀 수 있는 방안으로 우회해서 가겠다는 것이 대통령의 입장이었다"고 강조했다.
"NLL이라는 것이 이상하게 생겨가지고 무슨 괴물처럼 함부로 못 건드리는 물건이 돼 있다"는 발췌본의 노 전 대통령 발언에 대해서도 박 전 비서관은 그 배경을 설명했다.
"NLL은 역사적으로 보면 우리 군함이 북한으로 못 올라가게 하기 위해서 있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지금 해상경계선으로 작동하고 있고 우리는 그렇게 보고 있다. 이것은 손댈 수 없다. 때문에 그 선을 손대지 말고 서해평화협력지대를 만들어서 우리가 협력을 하자"는 뜻이라는 것이다.
또 발췌본에는 빠져 있지만 "현실의 상황에 그 누구도 NLL에 대해서 변경을 지금 시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NLL은 우리 국민들이 영토선으로 인식하고 있고 그러한 현실적 힘이 있기 때문에 나도 어떻게 할 수 없다는 말도 있다"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 나는 위원장님과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NLL은 바뀌어야 한다"는 노 전 대통령의 말에 대해서도 박 전 비서관은 자신이 기록한 수첩을 인용하며 전후 맥락을 설명했다.
"김정일 위원장이 우리 대통령이 설명을 쭉 들은 뒤 자기도 평화협력지대 만들어서 전쟁의 바다를 평화의 바다로 바꿔가자는 이야기를 했다"며 "김 위원장이 의외의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박 전 비서관은 "우리 대통령 입장에서 보면 '어, 저 사람이 내가 한 이야기와 똑같은 이야기를 하네'였다"며 "그걸 잡아채서 그렇게 합시다라는 쪽으로 끌고 간 것"이라고 밝혔다.
박 전 비서관은 또 '왜 노 대통령은 자주적이지 않느냐. 친미 하느냐'고 김정일 위원장이 물어 두 정상이 한바탕 논쟁을 벌인 일도 있다고 소개했다.
김정일 위원장의 물음에 노 전 대통령이 "대한민국은 친미 할 수밖에 없다. 나라가 설립된 때부터 계속 미국하고 경제관계, 안보관계를 깊이 해 왔기 때문에 친미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전 세계에서 당신들이 주장하는 그런 자주하는 나라는 당신들밖에 없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박 전 비서관은 "노 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보고 드린다'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했다"는 새누리당 의원들의 주장에 대해서도 "왜곡"이라고 비판했다.
사실은 남북정상회담 중 김정일 위원장이 중국 베이징에서 6자회담을 마치고 돌아온 김계관 당시 부상을 불러 함께 보고를 받았다는 것이다.
박 전 비서관은 이에 따라 노 전 대통령이 보고를 받은 뒤 "당신네 수석대표인데 당신도 보고를 안받았는데 나한테 보고하게 해 줘서 고맙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박 전 비서관은 이와 함께 국정원이 보관했던 정상회담 회의록 전문의 생성 과정에 대해서도 "녹음이 제대로 안 된 부분이 있어서 기술적인 도움이 필요해 국정원에게 제대로 녹음 풀어 가져와라 한 것"이라며 "청와대 문제, 대통령 문서 아니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