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는 벌써 잊었나?"…취임사로 본 진주의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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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도지사' 강조해 놓고 두달만에 폐업 ... "서민 피눈물내는 폭군"

홍준표 지사(윤성호 기자/자료사진)

 

지난해 12월 20일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홍준표 경남지사는 취임사를 힘차게 읽어갔다.

◆"복지예산 삭감 없다" 해놓고 두 달만에 폐업선언

홍 지사는 "벼랑끝에 놓인 대다수 서민의 삶부터 챙기는 서민도지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그는 "힘없고 가진것 없는 사람들, 고층빌딩에 가려 햇빛조차 들지 않는 곳, 소외되고 방치되어 있는 사람들부터 꼼꼼히 챙기겠다"며 "서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서민도지사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과도한 부채를 해결하겠지만, 어렵다고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을 줄여서는 안된다"며 "복지예산이 삭감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랬던 홍 지사는 취임한지 두 달만인 지난 2월 "도의 부채가 과도하다"며 연간 20만명의 서민이 이용하는 지역거점공공병원인 진주의료원을 없애겠다고 발표했다.

국회와 정부가 말렸지만 "도지사의 권한이다"며 취임한지 다섯 달만에 폐업과 해산을 강행했다.

◆"강성귀족노조" 멍에 씌우고 팔순 할머니까지 "노조 동조세력"규정

민간병원이 꺼리는 지병을 앓고 있는 고령의 가난한 환자들은 퇴원을 종용당했고, 결국 목숨을 잃거나 집에서 죽음을 기다리게 됐다.

아직 진주의료원에는 두 명의 환자가 남아있다.
83살의 할머니는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고, 73살의 할아버지는 뇌출혈과 알츠하이머를 같이 앓고 있다.

홍 지사는 이들 때문에 막대한 병원운영비가 들어간다며 하루 50만원이 넘는 돈을 내놔라고 소송을 걸었다. 심지어 도청공무원들은 이들을 "노조의 지령을 받아 동조하는 세력"으로 몰아세우고 있다.
홍준표 지사는 "마지막 환자까지 끝까지 치료하겠다"고 약속했었다.

230여명의 병원직원들은 "강성노조원"으로 몰리며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게 됐다.

처음엔 도의 부채와 병원적자때문에 폐업한다고 했다가 명분이 약하다는 비난에 직면하자 홍지사는 이들을 "강성귀족노조"라 주장하며 여론을 좌우 대결로 몰고 갔다.

홍 지사는 진주의료원을 "신의 직장"이라고 주장했지만, 10년이상 일한 병원직원의 평균월급은 276만원으로 다른 지방의 공공병원보다 낮았다.

노조원들은 감사결과에서도 확인됐듯이 경영진의 잘못으로 적자가 쌓이자 5년동안 임금을 동결했고, 그나마도 몇달째 체불되는 고통을 겪어왔다.

◆"정의롭고 좋은 도지사" ... 날치기, 사회갈등 증폭 "폭군"

그는 취임사에서 "비리는 경중을 막론하고 엄벌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진주의료원 감사에서 드러난 부실경영과 부정비리 책임자를 엄벌하기는 커녕 막대한 퇴직금을 준 뒤 지금은 다시 채용해 진주의료원 해산을 위한 일을 시키고 있다.

홍 지사는 취임사에서 "정의로운 도지사가 되겠다"고도 했지만, 새누리당이 장악한 도의회를 통해 날치기로 진주의료원 폐업과 해산을 강행했다.

그리고 "제가 구심이 되어 도민화합과 하나된 경남의 기초를 다지겠다"고 약속했지만 취임 두 달만에 극단적인 대립을 불러왔고, 지금은 사회갈등으로 증폭되고 있다.

홍 지사의 취임사 마지막 말은 "좋은 도지사가 되겠다"였다.

보건의료노조는 21일 "공공병원을 강제 폐업시켜 서민의 피눈물을 강요하고, 자신의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 불법 날치기도 서슴지 않는 폭군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홍준표 도지사가 양심에 손을 얹고 12월 20일 340만 도민 앞에서 발표했던 취임사를 다시 한번 읽어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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