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을 규탄하고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대학가와 시민사회에서 거세게 들끓고 있다. 서울대 총학생회 소속 학생들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원의 선거 개입과 수사 기관의 축소 수사, 법무부의 수사 간섭 의혹을 규탄하고 있다. (사진=윤성호기자)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을 규탄하는 사회 각계의 움직임이 날로 뜨거워지는 가운데 대학가와 시민사회단체의 시국선언도 21일로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전날 이화여대와 경희대, 성공회대 등 총학생회가 국정원 대선 개입을 규탄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한 데 이어, 21일에는 한국대학생연합과 서울지역대학생연합이 시국선언을 이어간다.
경기대, 동국대 등 전국 15개 대학의 총학생회가 소속돼있는 한대련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국정원의 부당한 정치개입을 규탄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대련은 특히 이날 저녁 광화문 도심에서 국정조사를 촉구하는 촛불집회도 열 계획이다.
앞서 한대련은 전날 발표한 시국선언문을 통해 "국정원 직원이 조직적으로 대선 여론을 조작한 것은 국가 권력의 하수인으로 전락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철저히 수사하라"고 주장했다.
한대련 관계자는 "오늘 다 같이 기자회견을 여는 것으로써 전체 대학생의 의지를 모아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지역대학생연합도 이날 오후 12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시국선언에 동참할 예정이다.
앞서 숙명여대 총학생회도 이날 오전 11시 순헌관 사거리에서 '시국선언 선포 기자회견 및 시국토론회'를 개최했다.
국가정보원의 선거개입 의혹과 관련 이화여자대학교 총학생회가 20일 오후 서대문구 학교 정문 앞에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시국 선언문을 발표하며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장미꽃을 화분에 심고 있다. (사진=윤창원기자)
전날 이화여대와 경희대, 성공회대가 이미 시국선언문을 발표했고 서울대도 같은날 대검찰청 앞에서 이번 사건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갖기도 했다.
시민사회단체의 움직임도 당분간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참여연대는 21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정원 개입 사건을 제보한 내부 고발 국정원 직원에 대해 공소 취소를 요구한다"는 기소비판 의견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참여연대는 전날 서울중앙지검에 국정원 대선 개입 수사를 은폐·축소한 경찰 관계자 15명을 고발했다.
시민단체들은 특히 시국선언이 확산되는 마당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발언 문제를 새누리당 등이 다시 제기한 데 대해서도 '물타기'라고 비판했다.
참여연대 박근용 사무처장은 "NLL 발언 의혹은 작년에도 새누리당에서 대선 공방으로 사용했었다"며 "이번에도 정치 공세로 사용하려는 것 같아 매우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연일 각계각층의 시국선언이 이어지면서, 이번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이 지난 2008년 이명박정부 초반의 한미 쇠고기 협상처럼 국민적 공분을 일으킬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