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햄시장에도 웰빙바람이 불 조짐이다.
햄소시지는 국내에서는 유통되는 대표적인 육가공식품으로 시민들의 밥상에 자주 오르는 단골메뉴 가운데 하나다. 다량의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어 옛날에는 학생들의 도시락 반찬으로 애용됐으나 학교급식으로 바뀐 요즘도 급식의 단골메뉴에서 빠지지 않는다.
소고기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뛰어난데다 조리도 간편해 주부들이 고민없이 고르는 반찬 아이템 가운데 하나로도 꼽힌다.
하지만 주부들의 공통된 고민은 조리가 쉽고 가격도 저렴한 반면 지방함유비율이 지나치게 높아 비만의 원인으로 작용할 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에서 출시되는 A사의 햄소시지 제품의 경우 지방함량이 무려 27%이고 B사 제품은 20%에 이르는 등 대부분 햄제품의 지방함량이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27%에 이를 정도로 기름기가 많다.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2012년 지역사회 건강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체질량지수 25이상인 사람의 비율인 비만율이 24.1%로 국민 4명 가운데 1명은 비만이었다. 비만율은 2008년 21.6%, 2009년 22.7%, 2011년 23.3%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주식회사 하림의 이문용 대표는 5일 "유럽 각국에는 이미 저지방 햄이 널리 보급됐지만 한국시장의 경우 햄 고유의 맛을 유지하면서도 지방함량을 낮추는 기술이 없고 소비자들도 기름기 많은 햄 맛에 길들여져 지방함유비율이 3~10%대인 제품이 잘 출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방질을 과도하게 뺄 경우 그동안 지방의 맛에 길들여진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어떤 기업도 선뜻 지방량 줄이기에 나서지 못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반찬으로 이용되긴 하지만 너무 짠 맛도 선뜻 햄에 손이 가지 않는 이유가 됐었다.
이런 점에 착안해 하림은 지방함량을 3%미만으로 낮춘 저지방 햄소시지를 개발하고 소금은 천연염으로 대체했으며 합성아질산나트륨과 합성착색료, 전분, 합성보존료 등 6개 첨가물은 뺀 웰빙햄을 제조했다.
하림 이 대표는 "하림이 가장 먼저 저지방 햄을 출시하지만 당분간 국내기업들 가운데 누구도 저지방햄을 생산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하림의 저지방 저나트륨 실험을 주목하고 있어 신제품 출시가 잇따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