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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인천터미널 부지를 매입해 터미널 안에 있는 신세계 백화점 인천점의 영업권까지 넘겨받게 되면서, 인천과 부천지역 백화점 시장을 사실상 장악하게 됐다.
롯데인천개발은 지난 11일 터미널 매각대금 잔금 6천134억원을 인천시에 모두 완납해 소유권 이전 등기가 사실상 끝난 상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롯데의 백화점 영업양수 행위가 백화점 시장에서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행위라고 보고, 롯데가 설립한 롯데인천개발에 시정조치를 부과했다고 15일 밝혔다.
공정위의 시정조치에 따라 롯데는 2017년 신세계 백화점의 임차계약이 끝나는 다음날로부터 6개월 안에 롯데백화점 인천점을 포함해 인천.부천지역의 점포 2개를 다른 백화점 사업자에게 매각해야 한다.
◈ "롯데, 인천-부천 시장점유율 63.3%…독점폐해 예상"공정위가 시정조치를 내린 이유는, 롯데가 2017년에 신세계 인천점을 넘겨받을 경우 사실상 인천과 부천지역 백화점 시장을 장악하게 되기 때문이다.
인천터미널 부지에서 영업하고 있는 신세계 인천점의 매출은 7,200억 원에 달해, 인천·부천지역에서 단일 점포로는 최대 매출액을 올리고 있다.
현재 롯데가 운영 중인 인천점과 부평점, 중동점을 모두 합한 점유율이 31.6%인데, 여기에 신세계 인천점까지 넘겨받을 경우 시장 점유율은 63.3%까지 상승하게 된다.
추후 들어설 예정인 이랜드 NC 백화점의 일부 매출을 감안해도 롯데의 시장 점유율은 59.1%로 독보적인 위치에는 변함이 없다.
공정위 신영호 기업결합과장은 "경쟁지역에서는 점포 단독세일이나 상품권 증정 행사 등을 통해 가격경쟁이 일어나지만, 독점지역에서는 단독효과가 발생해 가격인상이나 소비자 선택폭 제한 등의 부작용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구매력이 강화되면서 납품가격 인하, 입점업체에 대한 수수료 인상 등 불공정거래행위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 공정위의 판단이다.
◈ 롯데보다 신세계가 울상…소송전 불가피공정위의 시정조치에 따라 롯데는 인수한 인천터미널 내 백화점을 아울렛이나 대형 마트 등 백화점이 아닌 업태로 전환하거나, 인천·부평지역의 롯데 백화점 2곳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롯데가 2017년에 영업을 넘겨받게 될 신세계 인천점의 매출이 7천억 원이 넘는 점을 감안하면, 롯데는 매출이 낮은 점포를 정리하더라도 인천터미널의 점포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손해보는 장사는 아닌 셈이다.
오히려 알짜 점포를 눈뜨고 빼앗기게 된 신세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신세계 측은 롯데와 인천시가 수의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는 점 등을 들어 잇달아 소송을 제기하고 있어, 앞으로 소송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