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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자질 미달 논란 속에 국회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이 불발된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할 예정이다.
해수부의 정상적인 출범이 또 다시 미뤄져서는 안된다는게 가장 큰 이유지만 임명 뒤 업무추진 과정에서 자질 미달이 확인될 경우 조기 교체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靑 "윤진숙 낙마 기류 없다" 임명 강행 시사부처 현안에 대한 무지, 불성실한 답변태도 등 자질 미달 문제로 야당은 물론, 여당으로부터도 사실상 ''부적격'' 판정을 받은 윤진숙 내정자.
하지만 청와대가 윤 내정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하기로 내부 방침을 사실상 정했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지난달 25일에 인사청문 요청을 한 윤 내정자 임명은 오는 15일부터 가능하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CBS와의 전화통화에서 "지금 다른 대안이 없다. 윤 내정자가 낙마하면 언제 다시 장관 임명을 하느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고위관계자는 "윤 내정자를 임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낙마와 관련한 기류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내정자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뜻으로 그를 낙마시킬 경우 다시 새로운 내정자를 물색해 검증한 뒤 국회 인사청문회 절차를 밟을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 윤진숙 밀어붙이기 배경은 ''해수부 정상 출범''여기다 윤 내정자는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과 함께 ''여성할당''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여성 후보를 물색해야 하는데 해양수산 분야에서 여성 인력풀이 제한적이라는 것도 문제다.
이에따라 윤 내정자 낙마를 전제로 이같은 과정을 모두 거칠 경우 새 장관 임명까지 적어도 1~2달이 더 소요될 것이라는게 청와대의 입장이다.
특히, 청와대가 걱정하고 있는 부분은 장관 임명 지연으로 인해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부활을 약속한 해수부의 정상적인 출범 지연이다.
현재 해수부는 수장이 공석인 만큼 아직 조직 구성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부활''에 걸맞는 새로운 업무 추진은 꿈도 못꾸고 있는 상황이다.
여론의 뭇매에도 불구하고 윤 내정자 임명을 강행할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도 바로 해수부의 공식 출범을 앞당기기 위한 것이다.
◈ 靑, 임명뒤 조기 해임 가능성 열어놔그렇다고 청와대가 윤 내정자와 관련된 자질 논란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논란이 있다는 것을 우리라고 왜 모르겠냐"라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촉박한 만큼 일단 윤 내정자를 임명한 뒤에 정말 장관으로서 업무를 수행하지 못할 만큼 자질이 부족하다면 그때 생각해도 늦지 않다"고 밝혔다.
이는 ''해양강국'' 공약 이행을 책임질 해수부의 정상적인 출범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윤 내정자를 임명하겠지만 업무수행 능력이 떨어질 경우 조기교체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유야 어찌됐건 여야는 물론 여론의 비판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윤 내정자의 임명을 강행할 경우 그에 대한 부담은 고스란히 박 대통령이 짊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잇따른 인사실패로 현재 국정운영 지지율이 50% 이하로 추락했으며 이는 대선 당시 박 대통령의 득표율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여기다 윤 내정자 임명 강행으로 인해 지지율이 더 하락할 경우 정권 초기 국정운영의 동력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