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언론이 노출이 심하다는 이유로 미국 영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의 사진을 컴퓨터로 ''정숙하게'' 수정해 구설에 올랐다.
영국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미셸 여사는 지난 24일(현지시간) 밤 백악관에서 화상을 통해 아카데미상 작품상 수상작 ''아르고''를 발표할 때 가슴선 바로 위까지 팬 은빛 어깨끈 드레스를 입었다.
그러나 이란 반관영 파르스 뉴스통신이 내보낸 사진에서 미셸 여사는 둥근 목선에 반소매까지 갖춘 훨씬 ''단정한'' 드레스를 입고 있다.
원래 사진에서 시원하게 드러났던 어깨와 가슴 위쪽 부분은 모두 가린 모습이었다.
여성이 신체 부위를 지나치게 노출해선 안 된다는 이슬람식 복장 규정에 맞게끔 사진을 포토샵 등으로 수정한 것이다.
그러나 이란을 불편하게 한 것은 미셸 여사의 패션뿐만이 아니었다.
이란 언론은 이번 제8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편집상, 각색상 등 3관왕을 휩쓴 ''아르고''가 ''반(反)이란'' 영화라며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아르고''는 1979년 이란의 대학생들이 테헤란의 미국 대사관에 난입해 직원들을 444일 동안 억류한 실화를 그린 영화다.
할리우드 배우이자 감독인 벤 에플렉은 이 영화에서 캐나다 대사관저로 피신한 미국 대사관 직원 6명을 구출하는 CIA 요원 토니 멘데스를 연기했다.
반관영 메흐르 뉴스통신은 미국 영부인인 미셸 오바마의 발표로 ''아르고''가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것은 ''정치적 동기''가 반영된 결과라고 주장했다.
패트릭 벤트렐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파르스 뉴스통신의 ''사진 조작''에 대해 직접 논평하지는 않았다.
다만 벤트렐 대변인은 "이란 통신사들이 이미지를 위조·왜곡하는 것을 지속적으로 봐 왔다"며 "새롭거나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미국 ABC방송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