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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오석 KDI 원장의 경제부총리 내정 소식을 접한 KDI와 기획재정부는 그야말로 ''멘붕''상태다.
KDI 원장 당시, 보고서 발표 등을 두고 매번 압력을 행사해 연구원들과의 끊임없는 갈등을 빚어 연구원의 1/3이 퇴사하는 등 문제가 심각했기 때문이다.
특히 KDI의 가장 중요한 경제전망 발표를 두고도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KDI는 지난해 5월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6%로 발표했다가 넉달 만에 무려 1.1%포인트나 낮춰 당초 전망치를 경제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지나치게 높게 잡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결과적으로 국책·민간 연구기관을 통틀어 가장 높게 전망했다가 가장 낮은 수치로 수정해 국책연구기관으로서 신뢰도에 금이 가기도 했다.
또한 지난 2011년 11월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8%로 발표할 때 하루 전날 현오석 원장 지시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성장률 상승효과를 억지로 끼워 넣어 연구원들의 강한 반발을 샀다.
당시 연구원들이 "KDI는 연구해서 그 결과를 발표하는 기관"이라며 "하루 아침에 FTA 효과가 몇 조원인지 경제 효과가 얼마인지 알 수 있겠냐"며 강하게 반발했지만 현 원장은 이를 강행해 결국 FTA 효과를 만들어냈다.
지난해에는 개혁 성향의 유종일 교수에 대해 4·11 총선 후보 경선 출마와 대외활동 사전 미승인 등을 이유로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내려 정치 보복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현 후보자는 당시 유 교수의 징계 요청을 하면서 "좌파 대학원이 되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대해 KDI 관계자는 "정부와의 약간의 조율은 있을 수 있지만 무리하게 정부 입장에 맞게 고치라는 압력이 그전 원장들에 비해 잦았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이번 봄학기 5명 등 현 원장 체제하에서 전체 연구원 가운데 1/3인 연구원 20여명이 퇴사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한참 일할 연차의 연구원들은 모두 빠져나가 현재 남은 연구원 대부분은 연차가 높은 선임들과 갓 들어온 신입 연구원들이 대부분이다.
다른 관계자는 "원장은 이에 대해서도 늘 세종시 때문이다 나는 아무 책임없다 연구원들이 희생 정신, 사명감이 없다고 깎아 내리기만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그동안 영전을 위해 무리수를 뒀던 것 같다"며 "연구기관이야 그렇다고 쳐도 경제 수장으로서는 걱정된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도 "전혀 예상치 못한 인사"라며 말을 아꼈다. 현 내정자는 KDI 교수 출신인 유일호 비서실장과 친분이 각별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