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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새누리당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4대 중증질환 진료비 전액 국가부담'' 공약을 협소하게 해석해 공약축소·후퇴 논란이 일고 있다.
지금까지는 4대 중증질환 공약과 관련해 부담이 큰 상급병실료·간병비·선택진료비 등 3대 비급여 항목이 당연히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재원 부담이 만만치 않자 이를 포기한 것이다.
인수위 관계자는 6일 CBS와의 통화에서 "3대 비급여 항목은 지금 상황에서 해서는 안 된다"며 "처음부터 대상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어 "4대 중증질환의 부담이 제일 크다고 해서 1인실 병실료까지 보장해주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4대 중증질환 공약이 수정되는 것은 아니고, ''비급여 진료비''를 급여로 (전환해) 국가가 100% 부담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누리당의 핵심 관계자도 "상급병실료, 선택진료비, 간병비 보장은 애초 공약에 없었다"며 "야당에서 흔들려고 만들어 낸 것"이라고 일축했다.
여권은 대신 최하위소득 계층은 200만원, 중위계층은 300만원, 상위계층은 400만원을 초과할 경우 초과 본인부담금액을 국가에서 대신 납부해주는 현재의 본인부담상한제도를 세분화하기로 했다.
소득수준에 따라 10등급으로 구분해 최하층의 본인 부담 상한액을 50만원, 최상위층은 500만원으로 묶겠다는 대선 공약은 지킨다는 것이다.
인수위와 여권의 이런 입장은 지금까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던 약제비와 주사비 등을 보험적용이 되도록 하겠다는 것이지, 상급병실료 등 이른바 3대 비급여 항목에 대해서는 애초부터 국가가 부담하도록 할 의사가 없었다는 뜻이다.
실제로 박 당선인의 대선공약집에는 "4대 중증질환에 대해 총진료비(보험이 적용되는 진료비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비를 모두 포함)를 건강보험으로 급여 추진"이라고 돼 있다.
그러나 박 당선인은 대선 사흘 전 열린 3차 TV 토론회에서 문재인 후보가 "6인 병실 가봤냐"고 박 후보를 몰아치면서 "간병비와 선택진료비를 보험급여로 전환하는 데도 1조 5천억원으로 충분하다는 것입니까"라고 물었고, 박 후보는 "네"라고 대답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당시에도 박 후보가 말실수를 한 것 같다는 반응이 나왔고, 박근혜 후보 선대위에서도 이튿날 "간병비는 개인이 필요에 따라 이용하는 것으로 급여·비급여 항목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히기는 했었다.
하지만 대선 이후 50여일 동안 공약 이행을 위한 재원 마련 방안이 제기되면서 실현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증폭됐을 때는 ''문제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다 이제와서 3대 비급여 항목은 공약사항이 아니었다고 밝히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보건사회연구원도 대선 이후 3대 비급여 항목의 국가부담을 전제로 4대 중증질환의 보장성을 확대하는 데 2014년부터 2017년 사이에 22조원가량이 더 들 것으로 전망했다.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이상구 대표는 "국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려면 비급여 항목까지 보장을 해줘야 한다"며 "이것을 안하겠다고 하면 4대 중증질환 공약이 의미가 없어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