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오픈 출전이 결국 무산된 조코비치. EPA=연합뉴스 '호주오픈의 사나이'가 결국 호주오픈에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 남자 테니스 세계 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35·세르비아)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은 16일(현지 시각) 호주연방법원 재판부가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을 이유로 호주 정부가 입국 비자를 취소한 데 대해 조코비치 측이 제기한 불복 소송을 만장일치로 기각했다고 전했다. 재판부는 판결 이유를 추후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코비치는 오는 17일 개막하는 테니스 4대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 출전이 무산됐다. 멜버른 구금 시설에 머물고 있는 조코비치는 호주에서 추방될 전망이다.
당초 조코비치는 호주오픈 출전을 위해 지난 5일 입국했다. 그러나 호주정부는 조코비치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입국 비자를 취소했다.
이에 조코비치는 지난달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완치됐다는 점에서 백신 미접종 인정 사유가 된다며 호주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10일 조코비치가 승소하면서 구금 시설에서 풀려 대회가 열리는 멜버른 파크에서 훈련까지 진행했다.
하지만 호주 정부는 지난 14일 이민부 장관 직권으로 조코비치의 입국 비자를 다시 취소했다. 조코비치가 호주 입국 2주 전 다른 국가에 들렀다는 사실을 숨겼다며 입국 서류 허위 기재 혐의를 이유로 들었다.
조코비치 측은 다시 소송에 나섰지만 패소하고 말았다. 호주 이민부 장관은 "우리 사회의 건강과 질서 유지를 위해 조코비치의 비자를 이민법 규정에 따라 직권으로 취소한다"면서 "이것은 공익에 부합하는 조치"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호주 정부가 방역 실패에 대한 비난을 분산시키기 위해 조코비치를 희생양으로 삼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호주는 최근 하루 확진자가 10만 명이 넘는 등 총 확진자 수가 100만 명을 훌쩍 넘었다.
우여곡절 끝에 호주를 밟은 조코비치는 호주오픈에는 출전도 하지 못한 채 호주를 떠나게 됐다. 조코비치는 호주오픈 남자 단식에서 역대 최다인 9회 우승, 최근 3년 연속 정상을 차지했다. 만약 올해도 우승하면 역대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최다인 21회 우승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현재는 로저 페더러(41·스위스), 라파엘 나달(36·스페인)과 20회로 동률이다.
조코비치는 호주 현행법상 비자 취소 조치로 추방되면 향후 3년간 호주 입국이 금지된다. 역대 최고의 선수를 노리는 조코비치의 야심은 당분간 미뤄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