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북한 군중 앞 파격 연설 "우린 함께 살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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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9-19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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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역사적 사건…평양 주민들의 적개심을 낮출 기회"
능라도 5.1 경기장, 노무현 전 대통령 '아리랑' 관람한 곳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밤 평양 5.1 경기장에서 열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한 뒤 손을 잡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사상 최초로 15만의 북한 관람객 앞에서 연설했다.

한국은 북측에게 분단 70년간 사상 경쟁의 대상으로 여겨져왔던 만큼 이번 연설은 역사적인 사건이란 평가다.

문 대통령은 이날 집단체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하기 위해 찾은 능라도 5.1 체조 경기장에서 북한 관람객을 상대로 인사말을 위해 연단에 섰다.

문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우리 두 정상은 한반도에서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렸음을 8천만 우리겨레와 전세계에 엄숙히 천명했다"며 "한반도에서 전쟁의 공포와 무력 충돌의 위험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한 조치들을 구체적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백두에서 한라까지 아름다운 우리 강산을 영구히 핵무기와 핵 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 후손들에게 물려주자고 확약했다"며 비핵화를 북한 주민들 앞에서 언급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나는 나와 함께 이 담대한 여정을 결단하고 민족의 새로운 미래를 향해 뚜벅뚜벅 걷고 있는 여러분의 지도자 김정은 위원장께 아낌없는 박수와 찬사를 보낸다"고 김 위원장에 대한 사의를 표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리설주 여사와 함께 19일 밤 평양 5.1 경기장에서 열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한 뒤 환호하는 평양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 대통령은 발언에는 '통일'을 시사하는 내용이 적지 않았다.

그는 "어려운 시절에도 민족의 자존심을 지키고 끝끝내 일어서고자 하는 불굴의 용기를 봤다"면서 "우리 민족은 우수하다, 우리 민족은 강인하다, 우리민족은 평화를 사랑합니다. 그리고 우리 민족을 함께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남북관계를 전면적이고 획기적으로 발전시켜 끊어진 민족의 혈맥을 잇고 공동번영과 자주통일의 미래를 앞당기자고 굳게 약속했다"며 "김정은 위원장과 북녁 동포들이 어떤 나라를 만들어나가고자하는지 가슴 뜨겁게 봤다. 얼마나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갈망하고 있는지 절실하게 확인했다"고 연설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5000년을 함께 살고 70년을 헤어져 살았다"면서 "나는 오늘 이 자리에서 지난 70년 적대를 완전히 청산하고 다시 하나가 되기 위한 평화의 큰 걸음을 내딛자로 제안합니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연설은 파격을 넘어 그 자체만으로도 역사적인 사건이란 평가다. 남북간 적대관계를 확고한 신뢰로 대체하는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는 "사상 교육이 강한 평양 주민들 앞에서 문 대통령이 연설했단 점에서 역사적인 일이자 북한의 적개심을 줄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연설하기에 앞서 연단에 올라 최대한 예의를 갖춘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었다.

그는 "문 대통령과 남측 대표들을 따뜻하고 열렬하게 환영해주는 모습을 보니 감격스럽다"며 "나와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 발전에 있어 또 하나의 이정표가 될 소중한 결실을 만들어 냈다"고 말했다.

이어 "평양을 방문한 문 대통령의 지칠 줄 모르는 열정과 노력에 진심어린 감사를 표하고 싶다. 열렬한 박수를와 환호를 보내주자"고 외친 뒤 문 대통령에게 자리를 내주었다.

문 대통령의 연설이 끝난 직후 경기장엔 북측 최고지도자에게만 튼다는 '의전곡'이 울려퍼졌고, 폭죽이 하늘을 수놓기도 했다.

마지막 순간에는 북한의 통일 가요 '다시 만납시다'가 연주되며 공연은 막을 내렸다.

한편, 공연을 관람한 능라도 5.1 체조경기장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아리랑 공연을 본 곳이기도 하다.

경기장은 1989년 국제노동절인 5월 1일에 준공 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5월 1일경기장'이라 이름 지었다.

이후 2013년 김 국무위원장이 개건을 지시해 이듬해인 2014년 새롭게 선보였다.

또 문 대통령이 관람한 '빛나는 조국'은 아리랑 곡을 소재로 한 집단 체조 공연으로, 일각에서는 북한 정권의 선전을 위해 제작돼 수행단의 관람이 적절한 지를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번 공연에선 기존의 민감한 부분은 수정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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