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뒤끝작렬]"낡은 이념 벗겠다"던 한국당 또 '반공수구' 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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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김성태 한목소리로 '냉적적 낡은 사고 탈피' 주장했지만
얼마안돼 황인오씨 '간첩' 비판·北석탄 공세 등 색깔론 재등장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지난 6월 지방선거 참패이후 자유한국당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재로 전환하면서 나름의 변화를 시도했다.

홍준표 전 대표로 상징되는 막말도 줄었고 나름 새로운 보수를 모색하려 움직임도 없지 않았다.

대표적인 게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취임 직후 지난달 24일 한 신문사와 한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이다.

그는 "기본적으로 평화라는 가치는 누구도 거부할 수 없다. 안보라는 이름 아래 평화체제를 구축하고자 하는 것에 지나치게 비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정부의 한반도 평화 노력을 '위장 평화쇼'이라고 부르짖던 홍 전 대표의 시각으로부터 궤도 수정을 시사한 것이었다.

김 비대위원장의 이런 생각은 김성태 원내대표의 입을 통해서도 그대로 확인됐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20일 한국당 연찬회에서 "냉전반공주의, 대결적 인식으로부터의 인식적 전환을 통해 평화를 지향하는 안보정당으로 자리매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달 11일에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고정불변의 도그마적인 자기 이념에 갇혀서 수구냉전적 사고를 고수하는 것이야말로 보수의 자해이자 자살이 아닐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길 바란다"며 당내 반발을 정면으로 반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당이 새로 설정한 '남북관계 좌표'는 오래가지 못하는 듯하다. 다시 과거지향적인 모습이 곳곳에서 돌출되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24일 한 보수언론의 인용해 "국가 이념 정체성이 모호한 문재인 정권이지만 간첩 실형을 받고, 자신들이 사면시킨 사람을 강원랜드 감사로 모시고자 하는 것은 해도해도 너무한 것 아니냐"고 목청을 높였다.

황인오 씨. 자료사진
조선노동당 중주지역당 사건의 주범인 황인오씨가 공기업인 강원랜드 상임 감사위원 후보 중 한명으로 검토되고 있는 점을 비판한 것이다.

일단 김 원내대표의 주장대로 황씨가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은 것을 사실이다. 하지만 황씨는 과거 자신의 행위를 정당하다고 주장하지 않았고 스스로 잘못을 인정했다.

그는 2004년 12월 CBS라디오 시사자키와 한 인터뷰에서 "80년 신군부와 보수세력이 자신들이 주장하는 자유민주주를 말살하고 친일파 후손들이 대대로 정권을 잡는 현실을 보고 민족사 정통성이 북한에 있다는 생각을 당시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북한의 실상을 접하고는 "무엇보다 북한의 경제 체제와 세습, 우상화 이런 것들은 남한 사회의 문제보다 더 시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과연 연대와 협력의 대상인가 하는데 대해서 근본적인 회의를 갖게 되고 체포되기 전부터 이것을 어떻게 청산할지 고민하고 있었다"고 했다.

한때 북한에 대해 가졌던 생각을 버리고 남한의 자유주의와 체제를 인정하는 쪽으로 돌아선 것이다.

그래서 간첩 사건으로 실형을 받은 사실만 강조하고 반발하는 것은 또다른 반공.냉정적 사고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금은 바른미래당 소속인 하태경 의원은 황씨과 비슷한 인생경로를 겪었지만 오랫동안 김 원내대표와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하 의원은 지난 1991년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의 조국통일위원회 간부로 활동하는 등 NL계 학생운동을 하다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실형을 선고 받은 이력이 있다.


하 의원도 북한 주민들의 생활상을 목격하고 소위 '전향'해 2011년 한국당 전신인 한나라당에 입당해 정치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황씨는 CBS와 인터뷰에서 2000년 당시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이 전화해 "'이제는 황 선생 같은 분도 나라를 위해서봉사할 때가 됐으니까 같이 기회가 된다면 정치를 하자’고 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정 전 의원의 제안을 그가 받아들였다면 김 원내대표와 같은 당에서 활동했을수도 있었다.

한국당이 수구적 냉정사고를 버리겠다고 했지만, 최근 북한 석탄 문제를 놓고 국정조사를 압박하는 모습도 이와 상충한다.

한국당은 대부분 언론에서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는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까지 언급하고 있을 실정이다.

이 때문에 상황을 과장해 문재인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려는 정치적 공세나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용인대 최창렬 교수는 "한국당이 지반선거 패배이후 생존하기 위해 과거행태에 대해 문제 의식을 갖고 과거와 다른 말을 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는 살아남기 위한 정치공학적 대응이고 여전히 속으로는 수구.냉전적 사고가 자리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이렇다보니 매우 이율배반적이고 모순된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평화를 강조하면서도 여전히 남북 정상의 판문점선언에 대한 국회비준 동의에는 반대하고 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청와대 초청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마나 "한국당은 한반도 실질적 비핵화의 진전이 이뤄지고 그 내용이 국제사회와 다 교감이 이루지고 공감 이뤄졌을 때 정부가 남북경제협력, 체육문화교류 다방면에서 실질적 진전 이뤄냈을 때 적극적으로 뒷받침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발언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현정부의 기조에 협조하지 않고 수수방관하다 미국이나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비핵화 진전이 이뤄졌을 때에나 돕겠다는 것이다.

이런 인식은 결국 국제사회의 압박 등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해야 한다는 보수 정권 9년의 대북 적대시 정책과 맞닿을 수 밖에 없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달 원내회의에도 "낡은 이념에 대한 집착적 소신보다는 보편타당하고 객관·합리적인 자기인식이 전제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원내대표의 발언과 요즘 한국당이 보이는 모습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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