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하강 신호탄? 반도체 빼면 기업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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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경제지표 경제하강 우려 키워…정부는 '회복국면'

생산과 고용 등 각종 경제지표가 최근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주요 기업들의 실적도 반도체 업종을 제외하고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경기하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삼성전자·SK하이닉스 제외하면 영업이익 감소

한국거래소는 16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기업 651개사(745사 중 금융업 등 94사 제외)의 올해 1분기 매출액,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이 모두 전년 동기대비 증가했다고 밝혔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매출액은 285조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87% 증가했고,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은 30조원과 27조원으로 각각 23.77%, 9.30% 증가했다.

다만 전체 기업가운데 매출액 비중이 15%에 달하는 삼성전자를 제외할 경우 전년 동기대비 매출액은 2.19% 증가하는데 그쳤다. 특히, 영업이익은 1.27% 증가하는데 그쳤고 당기순이익은 오히려 6.68% 감소했다.

여기다 SK하이닉스까지 제외하면 결과는 더 좋지 않다. 두 기업을 제외한 상장기업의 매출액은 1.14% 증가하는데 그쳤고 영업이익은 10.77%, 당기순이익은 14.86% 감소했다.

개별 기업에 따라 실적 차가 있겠지만 두 기업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매출은 제자리 걸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두자릿수 감소한 것을 알수 있다. 전체 상장기업 가운데 두 기업이 차지하는 영업이익 비율은 46.7%에 달한다.

이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반도체 호황으로 두 기업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덕분에 전체 기업들의 실적도 개선된 것처럼 보이는 '착시효과'일 뿐 전반적으로 기업 실적이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 고용·생산 등 경제지표 최근 부정적 시그널

기업실적 외에도 여러 경제지표들을 살펴보면 경기하강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지는 것이 사실이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86만 8천명으로 1년 전보다 12만 3천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지난 1월 33만 4천명에서 2월 10만 4천명으로 급감한 데 이어 3월에도 11만 2천명을 기록했는데, 지난달에도 또다시 10만명선을 간신히 넘어선 것이다.

이처럼 3개월 연속 취업자 증가 폭이 10만명 대에서 제자리걸음한 것은 금융위기를 겪었던 지난 2008년 8월 17만 7천명에서 2010년 2월까지 10만명대에 그친 이후 1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광공업 생산지표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3월 기준으로 광공업 생산은 전달에 비해 2.5% 감소했다.

반도체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다른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와 기계장비 생산이 전월 대비 각각 3.7%, 4.3% 줄어든 탓이다. 전체 설비투자도 5개월만에 하락세로 돌아서 전월 대비 7.8% 감소했다.

그 결과 제조업 상용 일자리가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3분기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종사자 1인 이상 사업체에 재직 중인 근로자 수가 제조업 분야에서 지난해 3분기에 2394명, 4분기에 9257명, 올해 1분기에는 2384명 줄었다.

관련 통계가 제공된 2009년 3분기 이후 제조업 상용 근로자 수가 감소한 것은 지난해 3, 4분기와 올해 1분기 뿐이다.

◇ 전문가들 "늦기전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더 큰 문제는 앞으로다. 반도체 경기가 6분기 연속 호황을 맞으면서 정점을 향해 가고 있는데다, 중국 등 후발국들의 추격으로 공급이 크게 늘어나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반도체 외끌이로 힘겹게 버티고 있는 한국경제가 조만간 본격적인 하강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우려가 큰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정부는 경기하강에 대한 우려를 애써 외면하면서 너무 안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5월호'를 통해 우리 경제에 대해 "전반적으로 회복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라고 자평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 경제자문기구인 국민경제자문회의 김광두 부의장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 “여러 지표로 봐 경기는 오히려 침체 국면의 초입 단계에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김 부의장은 CBS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현상을 있는 그대로 보고 그걸 인정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지금부터라도 경기나 생산가동률 등이 논쟁이 돼서 이 부분에 대해 신경을 쓰는 분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교보증권 김형렬 리서치센터장은 경기하강 우려가 너무 성급하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정책 당국에서는 '전체로 봐서 우리 경제가 문제가 없다'고 하는 안일한 자세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다소 부진한 산업에 대한 경쟁력을 끌어 올릴 수 있는 다양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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