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작렬]십알단은 어떻게 드루킹에 영감을 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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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알단·국정원은 '양', 드루킹은 '질'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2012년 여론 조작은 보수진영에서 진행됐다.

정확히 말하면 보수세력이 잡은 정권과 그 추종세력이었다. 그 중심에 국정원과 십알단(십자군 알바단)이 있었다.

이들은 주로 트위터를 이용했다. 한 명이 트윗하면 여러 계정이 리트윗하는 방식이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유령계정'과 '트위터봇'은 십알단이 원하는 글을 계속 리트윗을 했다. 양적으로 급격히 늘어난 트윗은 전체 여론 분위기를 바꿨다.


인기 커뮤니티 게시글이나 포털 기사에 문재인 의원을 비난하거나 박근혜 후보를 옹호하는 댓글도 달았다.

십알단(십자군 알바단)이 쓴 트위터 글의 일부 (민주당 진선미 의원실 제공)

이 같은 여론 공작 덕분인지 2012년 12월 19일 박근혜 후보는 약 4% 차이로 문재인 후보를 누르고 제18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2018년, 여론 조작은 반복됐다. 이번엔 진보진영 드루킹이었다.

드루킹(필명)은 2000년대 초반부터 진보진영에서 활동한 정치·경제분야 파워블로거다. 드루킹 지인들과 함께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과 관련된 글을 올리고 추천했다. 같은 방법으로 적대적인 정치인은 비난했다.

드루킹이 타깃으로 잡은 것은 포털에 실린 뉴스 댓글의 '공감' 또는 '추천' 기능이었다. 무수한 댓글 가운데 '공감' 또는 '추천'을 많이 받은 기사가 가장 눈에 띄게, 또 가장 많이 읽힌다는 데 착안한 것이다.

네이버 댓글 정렬 기준(사진=네이버 캡처)

기사 하단의 '공감'이나 '추천'을 많이 받은 댓글은 해당 기사가 졸작인지, 수작인지를 가리는 바로미터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래서 해당 기사보다 오히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이 같은 댓글 조작을 위해 드루킹은 십알단과 국정원보다 진일보한 방식을 썼다.

드루킹은 많은 사람을 동원해 대량의 댓글을 다는 방식 대신 극소수의 지인과 '매크로'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했다. 드루킹은 공감이나 추천이 많은 기사가 추천댓글로 가는 것을 악용해 매크로로 댓글 공감 순위를 조작했다.

비교적 손쉬운 방식으로 인터넷 상의 여론 조작이 가능한 사실을 접한 국민들은 놀랐다.


뉴스 기사 네이버 댓글 캡처(사진=네이버 캡처)

정치권은 당장 '드루킹' 차단 법안 마련에 나섰다.

포털 댓글만 손보면 여론 장악이 가능한 지금의 집중화된 구조를 바뀌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언론사 기사가 포털을 통해 소비되는 대신 각각의 언론사 사이트에 분산돼 소비되도록 포털에 배열된 기사를 클릭하면 언론사 사이트로 유도되는 '아웃링크' 방식을 적용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구글 검색에 뜨는 뉴욕타임스 기사를 클릭하면 뉴욕타임스 사이트로 이동되는 미국식 방식을 따르도록 하겠다는 복안이다. 댓글 실명제도 검토 중이다.

하지만 포털 측에서는 "언론사와 포털이라는 사적 계약 관계를 재단하겠다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반발중이어서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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