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집 메뉴판에 '몰카,모텔비 제공'…범죄 부추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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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집·음식점서 잇따르는 '불법촬영' 희화화

제주도의 한 술집에서 불법촬영을 부추기는 듯한 문구를 게시해 논란이 일고있다.

한 트위터 이용자가 13일 게시한 한 장의 사진이 발단이 됐다.

사진속 메뉴판에는 '헌팅 성공시 모텔비 지원! 단, 몰카 촬영 동의시. 촬영 문의는 직원에게'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보통 술집에서 '헌팅'을 하는 주체가 남성인 것을 고려했을 때, 여성 몰래 촬영하는 것에 동의할 시 모텔비를 지원하겠다는 의미로 읽힐 수 있는 문구다.


사진을 게시한 트위터 이용자는 "제주도 모 술집 메뉴판에 이런 문구가 적혀있었다"며 "몰카는 범죄다. 많은 분들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해당 사진은 1만 회 넘게 리트윗돼 공유되며 많은 이들의 공분을 샀다.

누리꾼들은 "몰래카메라로 피해를 본 여성들을 한 번이라도 생각했으면 이런 문구를 적을 수 있었겠나", "여성을 동등한 '인간' 취급조차 안 한다는 소리"라며 분노했다.

앞서 지난 1월에도 대전의 한 식당이 여자화장실에 '휴지 도난 방지를 위해 CCTV 작동 중입니다. 불편하시더라도 마스크를 꼭 착용하세요ㅋㅋ'라는 부적절한 문구를 부착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해당 식당은 '유머'의 일환이라고 해명했지만, 당시에도 여성들이 실생활에서 겪는 '몰카공포'를 가볍게 여기는 행위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가 2017년의 사이버 성폭력 피해 상담사례를 분석한 결과, 피해자의 93.7%가 여성이었다.

피해 유형은 '리벤지 포르노'라고 불리는 '비동의 성관계 촬영물 유포'가 절반에 가까운 48.5%였다. '불법 도촬'이 10.2%로 그 뒤를 이었다.

또, 경찰청에 따르면 몰카 범죄는 2006년 약 5백 건에서 2016년 약 5천 건으로 10년 새 10배 이상 늘었다. 성범죄 중 차지하는 비율도 7배가량 증가한 24.9%다. 성범죄 4건 중 1건은 몰카 범죄인 것이다.

이렇듯 여성들은 실생활에서 불법촬영을 겪고있고, 때문에 실재적인 '몰카 공포'에 시달린다. 한 번도 불법촬영의 피해자가 되어본 적 없는 여성일지라도 이 공포심에서 예외가 될 수는 없다.


이를 증명하듯 '몰카 금지 응급 키트'도 등장했다.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텀블벅'에 올라온 이 키트는 마스크, 송곳, 스티커, 실리콘으로 구성되어 있다. 몰카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화장실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송곳으로 렌즈를 손상시킨 뒤 실리콘이나 '몰카 금지' 스티커를 붙여 몰카 피해를 막자는 취지다.

이 키트를 만든 창작자는 "몰카가 실제로 내 주변에 일어나는 일이구나. 더는 화장실에 갈 때 두려움에 떨며 구멍이 있는지 확인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으로 키트를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현재 이 프로젝트는 목표금액의 4.5배를 넘겨 450만 원 가량이 모였다.

한편, CBS노컷뉴스는 논란의 문구를 게시한 가게에 해명을 듣고자 연락을 취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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