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논평]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심의한다


(사진=JTBC '뉴스룸' 방송 화면 캡처)(사진=JTBC '뉴스룸' 방송 화면 캡처)
지난 20일, 목동 방송회관에서는 긴장감이 흘렀다. 예정된 방송통신심의위 전체회의에서 JTBC 태블릿PC와 관련된 보도 3건에 대해 JTBC 제작진이 직접 출두해서 의견진술을 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이미 회관에서 석 달 넘게 농성을 하고 있는 'JTBC 태블릿 PC 조작 진상규명위원회' 소속 20여 명의 회원들은 방청을 신청했고,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를 비롯해 우익단체의 관계자들이 방송회관 앞 시위에 참가했다.

하지만 JTBC의 의견진술은 대통령 선거 이후로 미뤄졌다. JTBC 측에서 대선 관련 취재와 TV토론회 준비, 투개표 방송 준비 등으로 의견진술을 준비할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다면서 연기 요청을 했기 때문이다.

사실 대선이 20일도 안 남은 상황에서 대선과 관련된 민감한 보도의 징계 여부를 논하기 위해, 제작진들이 직접 출두해서 의견진술 하라는 방심위의 결정이 상식적이었다고 보는 전문가들은 거의 없다. 현실적으로도 불가능하고 정치적으로도 민감하기에 실현 가능성이 없는 주문이라고 보는 것이다.

애초에 이 사안이 안건이 되어 의견진술까지 오게 된 것도 방심위의 역할에 의구심을 더하게 한 판단이었다. 해당 보도는 검찰의 수사와 법원의 판단 등으로 이미 그 공적인 가치를 인정받은 바 있다. 언론 단체들에서도 보도에 상을 수여하는 등 그 가치를 공증해 주었다.

하지만 극우세력이 주축이 된 단체에서 민원을 넣고 심지어 방송회관에서 몇 달째 장기 농성을 하면서 압박을 가해왔기에 의견진술 대상이 된 것으로 보인다.

해당 보도가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14조의 객관성 등을 위반했다는 이 민원은 그 주장의 논리적 결함이 언론탄압사에 기록될 만한 사안이며, 민원을 제기한 단체가 관제 데모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측면에서 다분히 정치적인 압박이었지만, 방심위는 의견진술을 결의한 것이다.

방심위 전체회의에서 의견진술은 해당 방송사의 징계를 앞두고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징계 전 제작 책임자가 방심위원들에 소명하는 성격이 강한 것이다. 이를 통해 'JTBC 보도가 잘못했다'는 인상을 줄 수 있기에 우익단체에서는 대선 전에 의견진술이 관철될 수 있게 하려고 무법천지의 방송회관을 연출했던 것이다.


이런 일들이 발생되는 것은 방통통신심의원회의 구성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방심위 위원의 구성이 여권 6에 야권 3 으로 되어 있어 사실상 권력에 의해 심의가 좌우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안에도 야권 추천 위원들은 전체 회의도 보이콧할 만큼 강력히 반대했지만 박근혜 정부가 임명한 구 여권의 추천 위원 6명은 아랑곳하지 않고 정치적 민원을 강행했다.

이들 위원들 중 박효종 위원장이나 조영기 위원처럼 방송과는 관계없는 사회활동을 한 인사들이 정치적 성향과 목적 때문에 배치되었다는 구설수에 시달리기도 했고,특히 김성묵 부위원장의 경우는 자신의 아들이 연출한 모 방송의 프로그램 심의를 하는 등 사실상 방심위를 파행적으로 운영했다는 지적도 쏟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이런 문제를 감사하고 개선할 정부 기구가 사실상 없다는 것이 한심스럽고 언론 자유를 가로막는 심각한 적폐가 아닐 수 없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방송의 공공성을 수호하기 위해 자율적으로 기준을 세우고 합의로 프로그램의 질과 공정한 방송환경을 지켜나가는 기구이다. 정치에 휘둘리거나, 정치꾼을 자청한 자들에 의해 검열과 길들이기의 도구가 되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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