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우승 원동력… ‘간절함 ·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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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원 감독은 2007년 V-리그에 지도자로 처음 입성한 이후 10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맛봤다.(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기다림이 길었던 만큼 간절함은 컸다. ‘우승’이라는 공통된 목표를 위해 의기투합한 대한항공은 결국 5개월의 길었던 정규리그에서 당당히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대한항공은 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와 ‘NH농협 2016~2017 V-리그’ 남자부 6라운드에서 풀 세트 접전 끝에 승리하며 잔여 경기와 관계없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2010~2011시즌 이후 6시즌 만에 맛보는 정규리그 우승이다. 이번 우승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하는 대한항공은 2012~2013시즌 이후 4시즌 만에 다시 한번 ‘봄 배구’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할 기회를 잡았다.

올해로 66세가 된 박기원 감독은 V-리그 최고령 지도자다.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을 필두로 한 V-리그의 ‘젊은 감독’ 유행에 정면으로 맞서 정규리그 우승이라는 숙원을 풀었다. 비록 나이는 가장 많지만 박기원 감독은 젊은 생각으로 대한항공 선수들을 만났다.

박기원 감독은 선수들이 자유롭게 집과 체육관을 오갈 수 있도록 했다. 숙소에서 지내며 스트레스를 받는 것보다 가족과 함께 지내며 훈련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대신 훈련장에서는 그 누구보다 엄격한 ‘호랑이선생님’이 됐다. 외국인 선수 가스파리니는 박기원 감독과 대화가 통한다는 점을 대한항공의 장점으로 꼽으면서도 훈련장에서는 ‘앵그리(angry) 박’으로 변신한다고 귀띔했다.

선수들에게 최대한의 자유를 보장한 박기원 감독은 자신을 포함한 코칭스태프는 엄격하게 이끌었다. 박 감독은 “코칭스태프는 1년 내내 비상상태로 끌고 왔다. 선수들은 하루 4, 5시간 훈련을 하고 집에 가도 코칭스태프는 되도록 집에 가지 말라고 했다”고 대한항공 우승의 숨은 비결을 공개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자격을 얻은 곽승석은 대한항공에서 꼭 우승을 하고 싶다는 이유와 함께 이적이 아닌 잔류를 선택했다. 곽승석뿐 아니라 대한항공 선수들은 '만년 우승후보'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올 시즌 단단하게 뭉쳤다.(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코칭스태프의 헌신적인 지원과 함께 선수들의 투철한 각오와 숨은 노력도 우승의 원동력임은 분명하다.

2006~2007시즌 1라운드 1순위로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고 줄곧 코트에 나서고 있는 김학민은 “다른 팀은 모르겠지만 대한항공은 가족적인 분위기가 너무 좋다. 나도 FA자격을 얻어 다른 팀으로 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면서 “다들 이런 분위기에서 꼭 한번 우승해보자는 마음가짐이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시즌 자유계약선수(FA)자격을 얻은 곽승석이 많은 러브콜에도 불구하고 대한항공에서 우승하고 싶다는 분명한 목표와 함께 재계약을 선택한 사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곽승석은 지난 7일 삼성화재와 경기에 대한항공의 우승 확정을 위해 리베로 유니폼을 입고 코트에 나섰을 정도로 우승에 분명한 열망을 드러냈다.

마치 대한항공의 2016~2017시즌 정규리그 우승은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오기 위해서는 껍질 안에서 쪼는 동시에 어미 닭이 밖에서 쪼아야 한다는 뜻의 한자성어 ‘줄탁동시(啐啄同時)’와 닿아있다. 국내 무대 복귀 후 10년을 기다린 박기원 감독과 그에 못지않은 선수들의 간절했던 우승 의지가 하나로 뭉쳐 대한항공의 숙원이었던 두 번째 정규리그 우승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제 대한항공은 V-리그 출범 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챔피언결정전 우승까지 기대하고 있다. 오랜 외국 생활을 경험했던 박기원 감독은 “외국과 달리 한국은 5개월 동안 했던 정규리그의 우승을 가볍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털어놓으면서도 “나는 시합에서 지는 걸 죽기보다 싫어하는 사람이다. 통합우승은 당연한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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