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온라인 '롯데 퇴출' 바람 배후는… 네티즌과 부추기는 관영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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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3-0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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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네티즌들 온라인 기업들에 조직적 압박, 관영언론 네티즌 반한 감정 부추켜

(사진=직동닷컴 홈페이지 캡처)

 

롯데그룹이 지난달 말 국방부와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부지 관련 계약을 마무리 짓자 우려했던 중국의 보복조치가 급속도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중국 관영매체들이 일제히 롯데에 대한 '불매운동'을 부추키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양대 온라인 쇼핑몰 가운데 하나인 징동닷컴(JD.com)이 28일 오후 예고없이 롯데마트관을 폐쇄한 사실이 확인됐다.

◇ 징동닷컴, 메이퇀, 바이두 와이마이… 중국 온라인 기업들의 잇따른 롯데 퇴출

징동닷컴은 2015년 현재 중국 국내 온라인 쇼핑몰 시장 점유율에서 56.3%를 차지할 정도로 알리바바의 타오바오(淘宝)와 함께 중국 온라인 쇼핑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대형기업이다.

그런 징동이 2015년부터 파트너십을 체결한 롯데에 아무런 통고 없이 롯데마트관 폐쇄를 단행했으며, 폐쇄하게된 이유조차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지난 1월 12일부터 알리바바 타오바오의 쇼핑몰 톈마오(天猫·Tmall)에서 해외 플래그숍 영업을 전면 중지한 바 있어, 중국의 양대 온라인 쇼핑몰에서 롯데의 모습을 찾기 힘들게 됐다.

중국 온라인 배달업체들 가운데 3대업체로 꼽히고 있는 메이퇀(美團)과 바이두 와이마이(百度外賣)도 롯데 관련업체에 대한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롯데에 서비스 계약 해지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업체들은 휴대전화에서 고객들이 주문한 물품을 대신 구매해 가정까지 배달해 주는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전까지 롯데마트나 슈퍼에 대해서도 구매·배달 서비스를 정상적으로 제공해왔다.

중국 온라인 쇼핑몰과 배달업체에서 연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롯데 퇴출’의 뒷배경에 중국 정부의 입김이 작용하고 있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중국 정부의 입장은 외국 기업의 중국 투자를 환영하며 법에 따라 중국에서 합법 권익을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듯이 사드 부지 제공과 관련해 중국 정부 차원의 보복 조치 가능성에는 선을 긋고 있다.

(사진=자료사진)

 

◇ 中 네티즌들 '롯데 퇴출' 기업들 압박, 롯데 홈페이지 해킹까지

징동과 메이퇀, 바이두 와이마이 등 롯데 퇴출을 결정한 업체들이 하나같이 유·무선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IT업체라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 네티즌들이 특히 주도적으로 한국·롯데 심판론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형 IT기업들이 이런 분위기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징동닷컴이 롯데마트관을 폐쇄한 28일 오전 중국 SNS 상에는 "지난 1월 톈마오의 롯데 매장은 전면 중단됐는데, 징둥에선 여전히 정상 운영중"이라는 글이 화제를 모으면서 징동측을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에 계약해지를 요청한 바이두 와이마이도 "사드 부지 제공으로 인한 이미지 악화"를 이유로 들어 중국 네티즌들의 조직적인 압박이 있었음을 암시했다.

롯데그룹의 사드 부지 제공 소식이 알려지면서 롯데면세점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계정의 최근 게시물은 2만 여개가 넘는 비난 댓글로 도배가 됐고, 사드 관련 토론방에 올라온 글들의 총 조회수가 900여만 회가 넘을 정도로 중국 네티즌들의 반한 감정은 격화되고 있다.

심지어 일부 네티즌들은 롯데그룹의 중국 홈페이지에 대한 해킹 공격까지 감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그룹의 중국 홈페이지(http:www.lotte.cn)는 지난달 28일 오후부터 다운돼 접속 불가능 상태인데 원인은 바이러스를 이용한 외부 해킹 공격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 中 네티즌 부추기는 관영 매체 "삼성, 현대도 각오해야"

이처럼 중국 네티즌들의 조직적인 움직임 뒤에는 중국 관영매체들의 역할을 빼놓을 수가 없다.

중국내 강경론을 대변하는 환구시보(環球時報)의 영문판인 글로벌 타임스는 1일 사설을 통해 "중국 소비자들은 시장의 힘을 통해 한국을 벌함으로써 한국에 교훈을 줄 주요한 세력이 되어야 한다"며 불매운동을 공개적으로 부추겼다.

또 "중국은 삼성과 현대에 가장 큰 시장이며 이들 기업에 대한 제재는 복잡한 결과를 낳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한중 갈등이 가속하고 있어 이들 기업도 조만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롯데의 사드 부지 제공 전부터 앞장서 롯데를 압박해 온 환구시보는 이날도 사설에서 한국을 ‘중국에 있으나 마나 한 나라'라고까지 폄하하며 네티즌들의 불매운동을 독려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시평을 통해 "어느 나라 국민인들 외국 기업이 자기 나라에서 떼돈을 벌면서 국익에 손해를 입히는 행동을 용납할 수 있겠느냐"며 네티즌들을 자극했다.

◇ 中 일각 "롯데 제재는 쇼비니즘, 대국의 정도 아니야" 자성론도

중국 관영매체들의 롯데 때리기 분위기 속에서도 일부 매체들은 중국의 지나친 롯데 제재를 쇼비니즘(배타적 애국주의)이라고 비판하며 냉정한 대처를 주문하기도 했다.

1일 중국 인터넷매체인 '동북아재경(財經)'의 웨이신 계정인 '동북아관찰(觀察)'은 롯데를 중국에서 축출하고 한류와 한국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여야 한다는 환구시보의 주장을 ‘전형적인 쇼비니즘’으로 규정하며 비판했다.

또 만약 똑같은 상황이 중국에서 벌어진다면 중국 기업 역시 롯데와 유사한 행동을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갈등이 빚어질 때마다 한류 제한과 불매운동 주장하는 것은 대외적으로 패권주의를 비판해온 중국 스스로 패권국가를 지향하고 있음을 자인하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심지어 강경논조로 유명한 글로벌타임스에도 양국이 불가분의 교역관계이기 때문에 보복은 중국에 양날의 검과 같다며 신중한 대처를 당부하는 취지의 칼럼이 실리기도 했다.

이 칼럼은 롯데가 중국에서 얻어가는 이익만을 생각하고 이로 인해 중국에서 발생하는 일자리 등 이득을 간과하고 있다며 제재로 인한 중국측 손실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중국 매체에서 냉정한 대처를 주문하는 목소리는 다수의 목소리에 가려진 것이 현실이다.

리하이둥(李海東) 외교학원 국제관계연구소 교수는 환구시보 기고문에서 중국에서 얻은 이익으로 중국의 안전을 저해하는 악순환을 막아야한다며 동북아관찰의 비판을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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