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울진 북면 송전탑 공사 복구 완료 현장에서 토사 유실이 진행되고 있다고 녹색연합이 7일 밝혔다. 단체 제공경북 울진군 북면 일대 송전탑 건설 현장에서 산사태 위험을 알리는 전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7일 녹색연합이 지적했다. 울진은 지난 2022년 대형 산불 피해를 입은 뒤 지반이 약화된 상태라, 다가올 장마철에 자칫 마을과 민가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녹색연합에 따르면 울진군 북면 일대 송전탑 건설 현장에서 기초 공사 완료 후 복구된 지반을 중심으로, 지반 밀림과 토석류(산사태로 흙, 돌, 나무가 빗물과 함께 계곡으로 흘러내리는 현상)의 구체적인 전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1호기 부근은 땅이 주저앉듯 밀려 내려가는 현상이 관찰되는데, 성토 사면 상부에는 길이 약 20m에 걸쳐 3~5cm 폭의 균열이 발생했고, 이는 지반 내부에서 이미 거대한 미끄러짐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전형적인 '인장 균열'이라는 것이다. 집중호우라도 내리면 최소 500톤 이상의 토사가 계곡 하류 유로를 따라 약 900m 지점에 위치한 민가 5가구를 덮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단체 지적이다.
22호기 부지는 지반 밀림 속도가 매우 위험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지난달 29일 확인 당시 2~3㎝였던 노면 균열 폭이 닷새 만인 지난 4일엔 10~15㎝ 단차로 확대됐다고 한다. 이는 지반 안정성이 사실상 파괴됐다는 의미로, 6월 장마가 시작되면 성토부 전체가 무너져 직선거리 300m 아래의 생활 도로를 덮칠 수 있다고 단체는 우려했다.
이밖에 경사도 40도 이상의 급경사지에 위치한 26호기 철탑도 마을 방향으로 토사가 유실되는 양상이 뚜렷하고, 대표 관광지인 구수곡휴양림도 상류 송전탑 공사 구간에서 발생하는 토석류의 영향권에 놓여 있다고 한다. 상당리 27호기부터 31호기 구간은 여러 훼손지가 하나의 계곡으로 모이는 지형적 구조를 갖고 있는데, 이미 5개소 이상에서 토석류가 진행돼 일부 토석은 계곡으로 유출된 상태라는 것이다.
울진은 현재 31곳에서 송전탑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 이 중 26호기까지는 기본 공사를 마쳤고, 산림 복구도 물리적 공사는 완료된 상태다. 그런데 곳곳에서 균열과 지반 밀림 토석류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녹색연합은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전력이 무리한 공기 단축으로 부실 공사와 부실 복구를 추진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녹색연합은 "단기간 보완 공사로는 산사태 위험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어렵다"며 "전면적인 재해 위험 평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절·성토 공법과 사면 안정화 공법 전반을 재검토하고, 행정안전부와 산림청, 국토교통부 등 관계 부처가 참여하는 협의 체계를 통해 보다 강화된 안전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인명피해 예방을 위해선 "여름철 우기 이전에 구수곡휴양림에 대한 이용 제한 또는 폐쇄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또 "위험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한 교육과 훈련, 지속적인 홍보를 통해 경각심을 높이고 자동기상관측망 등을 활용해 강우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등 비구조물 대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