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의 남은 의혹을 수사하는 2차 종합 특검팀(특별검사 권창영)이 공식 출범한 지난 2월 25일 오전 경기 과천 특검 사무실의 모습. 류영주 기자2차 종합특검(권창영 특별검사)이 거듭된 구설수로 빈축을 사고 있다. 특검 지휘부에서 시작된 논란은 일선으로 번지는 중이다. 수사에 나선 지 두 달이 넘었지만 가시적인 성과도 내지 못하면서 특검 제도 자체의 '무용론'까지 확산하는 분위기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2월 25일 출범한 종합특검은 이날까지 70일째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종합특검의 1차 활동 기한은 오는 25일까지며, 30일씩 두 차례 활동 연장이 가능해 최장 150일간 수사하게 된다.
종합특검이 사실상 반환점을 돌고 있지만 유의미한 성과를 보여준 것은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종합특검의 '1호' 인지 사건은 합동참모본부 지휘부의 12·3 내란 동조 의혹이었다. 지난 3월 김명수 전 합참의장 등 합참 지휘부를 입건하면서 수사에 나섰지만, 한 달여가 지나서야 이들을 상대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김건희씨에 대한 검찰의 수사 무마 의혹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도 뒷말이 무성했다. 종합특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지난 3월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 등을 상대로 압수수색에 나섰지만 피의자조차 특정하지 못했다.
지난달에는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으로 대검 등을 압수수색했는데, 이번에는 피의자를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으로 특정했다. 다만 이들이 수사팀에 외압을 행사한 경위 등에 관해선 '불상의 방법'이라고만 영장에 기재됐다.
이 밖에 종합특검은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국군방첩사령부 블랙리스트 의혹, 해양경찰청 내란 가담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지만 신병 확보나 공소제기 등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김지미 특검보가 지난 3월 11일 경기 과천 2차 종합특별검사팀 사무실에서 언론브리핑을 하고 있다. 과천=박종민 기자반면 종합특검 안팎에서 논란은 계속되는 분위기다. 권창영 특검은 '계엄을 뿌리 뽑으려면 특별 합동수사본부를 만들어 3년은 해야 할 것 같다'는 취지로 말한 사실이 알려졌다. 종합특검에 참고인 조사를 위해 출석한 최강욱 전 의원이 권 특검과 만나 이 같은 발언을 들었다고 한다.
김지미 특검보는 친여권 성향의 유튜브 채널인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코너에 출연해 수사 관련 사항을 언급해 도마 위에 올랐다. 시민단체가 김 특검보를 공무상비밀누설 등 혐의로 고발해 경찰이 수사에 나선 상황이다.
권영빈 특검보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에 대한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의 개입 의혹 사건을 맡으면서 '초대형 국정농단 의심 사건'이라고 명명했다. 그러나 과거 그가 대북송금 사건의 관련 인물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방용철 전 쌍방울 부회장을 변호했다는 이력이 드러나면서 담당 특검보가 교체됐다.
최근에는 종합특검의 특별수사관 A씨가 자신의 SNS에 피의자 진술조서를 촬영한 사진 등을 올리는 일이 발생했다. A씨는 수사관 임명장, 권 특검과 함께 찍은 사진 등을 올린 뒤 "수사관 관점에서 수사 경력을 쌓으면 형사 사건 전문성이 극대화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종합특검은 A씨에 대해 감봉 1개월의 징계 조치했다.
논란이 된 SNS 게시글. SNS 캡처법조계에선 특검 제도가 한계에 이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기존 수사기관이 심각히 부패하거나 정권과 유착해 제대로 된 사실 규명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예외적으로 발동하는 게 특검 제도다.
하지만 지난해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상병)이 활동을 마친 지 2개월여 만에 다시 종합특검이 출범했다. 잔여 사건에 대한 경찰의 수사가 진행되던 중이어서 예외적인 상황에 해당하는지 의문을 표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이러한 특검의 상시화는 수사 역량 부족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이나 법조계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인력들이 특검에 연이어 파견되면서 후속 특검은 유능한 수사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다.
검찰의 한 간부는 "과거에는 검증된 인력만 특검에 간다는 말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은 분위기"라며 "사건 처리 부담이 덜한 특검에 가서 쉬고 이력을 쌓고 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또다시 특검을 추진하는 여권을 두고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는 이들이 적지 않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이른바 '조작기소 특검' 법안을 발의했다.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수사와 기소가 적절했는지 들여다보겠다는 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