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을 빼앗는 AI 시대의 기독교적 모색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 0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AI 시대, 교회에 묻다' 시즌2 노동의 증발 ③]
노동을 상실한 인간은 실존적 위기
성경 속 노동 세계를 돌보는 거룩한 수고
인간은 노동에 관계없이 존엄한 존재
다양한 가치 실현 활동의 노동 재발견



[앵커]
 CBS는 폭발적인 AI 기술 발전으로 점차 해체되어 가는 인간의 노동 문제를 진단하고 기독교적 대안을 모색해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AI 시대, 교회에 묻다' 시즌2 '노동의 증발(蒸發)'.
 
오늘은 세 번째 순서로 노동을 상실한 AI 시대의 기독교적 모색을 최창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오랫동안 사회적으로는 물론 기독교에서도 노동하지 않는 것을 죄악처럼 여겨왔습니다.
 
이 때문에 노동을 잃어버린 인간은 존재의 의미를 상실하고 실존적 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곽호철 교수 / 연세대 기독교윤리학]
"자기 밥벌이하고 가족을 부양하고 공동체를 건설하고 생산적인 역할을 했는데 그 부분을 못하다 보니까 그러면 노동이라는 게 어떤 생산적인 일에 종사하지 않으면 무의미한 건가."
 
생계 수단으로서의 노동이 축소되거나 사라진다면 인간 사회는 어떻게 변하게 될까.
 
먼저 노동이나 직업에서 존재 가치를 인정 받아온 인간은 나는 누구인지,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묻게 됩니다.
 
[박태웅 의장 / 녹서포럼 /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AX분과 위원장]
"규격화 표준화 대량 생산 이게 산업화 시대의 만트라예요. 근데 인간은 쓸모로 만들어진 도구가 아니니까 그러니까 자기완성을 어떻게 해 나갈 건데 당신이 정말 하고 싶은 게 뭔데라고 질문을 재설정해야 되는 거죠."
 
또 어떻게 살아갈지, 무엇을 해야 할지 해답을 찾지 못한다면 길을 잃을 수밖에 없습니다.
 
[박승일 소장 / 캣츠랩 / 기술문화연구자]
"걷지도 않고 이 칫솔질도 로봇이 해줘요. 생각도 로봇이 하고 판단도 로봇이 하고 그럼 인간은 그럼 뭘 하는 존재냐 먹고 자고 쌉니다. 인간이 노동을 상실했을 때 그러면 그 상실분을 대체할 만한 뭔가가 없다면 인간은 동물이 되는 거예요."
 
그렇다면 기독교적인 노동은 무엇이며, AI 시대의 노동은 어떻게 재해석되어야 할까.
 
성경에서 노동은 인간의 타락 이전 하나님과 함께 창조 세계를 돌보는 거룩한 수고였습니다.
 
타락 이후 생존을 위한 힘겨운 수고가 더해졌지만 노동은 여전히 하나님의 축복입니다.
 
[강원돈 은퇴 교수 / 한신대 기독교윤리학]
"에덴에서 추방당한 뒤에도 그 노동은 어김없이 하나님의 축복 안에 있습니다. 왜 사람은 땀 흘려 일을 하게끔 되었는데요. 그 일을 하면서 삶을 꾸려 나가도록 하나님께서 허락해 주신 것이죠. 하나님의 벌을 받고 일을 하는 거다 이런 생각은 전혀 기독교적이지 않은 겁니다."
 
종교개혁가들은 인간이 세상에서 하는 일이 하나님의 일을 대신하는 것이라는 뜻으로 소명론을 펼쳤습니다.
 
하지만 현대에 와서 자본을 얻기 위해 일하는 것만을 노동으로 여기며 이것이 곧 하나님의 일이라는 논리로 변질됐습니다.
 
이는 생산성 있는 사람만을 귀한 존재로 여기는 왜곡된 인식을 낳을 수 있습니다.
 
기독교에서는 인간은 노동 여부와 관계없이 존재 자체로 의미가 있으며 생존권을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강원돈 은퇴 교수 / 한신대 기독교윤리학]
"구조적으로 일할 기회를 거의 박탈당하다시피 한 그런 사람들은 그럼 어떻게 되는 겁니까? 현재 현존하고 있는 바로 그 삶이 의미가 있는 거고 그 인간의 삶은 일을 하는가 하지 않는가 그 여부와 상관없이 인정될 수 있어야 된다."
 
노동이 축소되거나 사라진 시대에는 비생산적이지만 가치를 추구하는 활동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입니다.
 
[박태웅 의장 / 녹서포럼 /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AX분과 위원장]
"자기 가치의 실현으로서의 노동이 있고 생계유지의 수단으로서 노동이 있잖아요. 생계유지의 수단으로서의 노동의 역할이 굉장히 낮아지고 자기 가치의 실현으로서의 어떤 일이 비중이 크게 높아질 수 있는 거죠."
 
기독교가 강조하는 소외된 이웃을 돌보는 일이 노동의 중요한 개념으로 강조될 것으로 보입니다.
 
[곽호철 교수 / 연세대 기독교윤리학]
"성서에서 늘 고아 과부 나그네를 돌보라고 하고 있거든요. 근데 그 부분은 뭐 생산적인 일은 아니고 돌봄의 차원이지만 우리에게 많은 기회를 주신 영역이라고 볼 수도 있고 기독교 신앙에서 좀 더 강조하고 해야 될 부분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생계 수단이나 생산성 향상을 위한 노동이 줄어드는 AI시대에는 다양한 가치 실현을 위한 활동에서 노동의 의미를 재발견해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CBS뉴스 최창민입니다.
 
[영상 기자 이정우 정용현] 
[영상 편집 김영찬]

0

0

실시간 랭킹 뉴스

오늘의 기자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