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소비자물가동향. 국가데이터처 제공중동 정세 영향 등에 따른 석유류 가격 상승으로 3월 소비자물가가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석유류 가격 상승이 농산물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공업제품 가격을 끌어올리면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을 주도한 것이다. 석유 최고가격 상한이 올라가고 유가 상승 파급효과로 4월 소비자물가 오름폭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가데이터처가 2일 발표한 2026년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8.80(2020=100)으로 전월 대비 0.3%,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했다. 이는 전월 상승률(2.0%)보다 0.2%p 확대된 수준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과 11월 2.4%에서 12월 2.3%, 지난 1월 2.0%로 내려온 뒤 2월까지 같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지난달 0.2%p 높아졌다.
품목별로 보면 석유류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9.9%, 전월 대비 10.4% 상승하며 공업제품 가격 상승을 견인했다. 이에 따라 공업제품은 전월 대비 1.5%, 전년 동월 대비 2.7% 각각 상승했다. 서비스 물가도 전년 동월 대비 2.4% 오르며 전체 물가 상승 흐름을 뒷받침했다.
석유류 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인 2022년 10월(10.3%) 이후 3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다만 중동 전쟁으로 국제유가 급등이 반영됐지만, 지난달 13일 시작된 석유 최고가격제로 충격이 일부 상쇄됐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석유류 제품은 전반적으로 상승폭이 컸다. 경유와 휘발유는 각각 17.0%, 8.0% 상승했고, 등유도 10.5% 올랐다. 경유는 2022년 12월(21.9%) 이후 3년 3개월 만에 상승률이 가장 높았으며, 휘발유는 지난해 1월(9.2%) 이후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다.
데이터처 이두원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휘발유 수요는 승용차에 제한되는 반면 경유는 운송이라든지, 군수 쪽 등에 활용 범위가 넓다 보니 전체적으로 상승 폭이 더 컸다"며 "싱가포르 국제유가 기준 휘발유는 작년 동월보다 64% 상승했고 국제 경유는 125%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 심의관은 국제유가 상승이 항공료 등으로 번지며 4월 소비자 물가 오름폭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그는 "3월 유류할증료는 1월 중순부터 2월 중순까지의 국제 유가가 반영되다 보니 큰 변동이 없었다"며 "4월에는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유류할증료가 변동되면 국제 항공료도 일부 상승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농산물은 기온 상승에 따른 출하량 증가 영향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채소류와 과일류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농축수산물은 전월 대비 1.9%, 전년 동월 대비 0.6% 각각 하락했다. 신선식품지수 역시 전년 동월 대비 6.6% 하락하며 물가 상승 압력을 일부 완화했다. 특히 신선채소는 전월 대비 7.8%, 전년 동월 대비 13.6% 각각 하락했다.
근원물가를 보여주는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해 기조적인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음을 나타냈다. 생활물가지수도 전년 동월 대비 2.3% 상승하며 체감 물가 부담은 지속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형일(오른쪽 두 번째) 재정경제부 1차관이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동전쟁 물가대응팀 겸 제68차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제공 한편 정부는 이날 '중동전쟁 물가대응팀 겸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고 민생물가 특별관리 품목 43개에 대한 가격 동향과 관리 방안 등을 논의했다.
석유제품 2차 최고가격 조정 이후 주유소의 과도한 가격 인상을 막기 위해 전국 1만 개 주유소 가격 모니터링과 철저한 현장 점검에 나서는 한편 데이터처가 특별관리품목 내 주요 생활밀접 품목을 새롭게 매일 가격 조사하기로 했다.
재정경제부 이형일 1차관은 "국제유가 변동성이 커 상방압력이 상존하는 만큼, 전 부처가 합심해 품목별 가격·수급안정에 총력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