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콘협, 민희진 승소 판결에 "매우 깊은 우려"…호소문 발표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 0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왼쪽부터 민희진 오케이레코즈 대표,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 앞 문구. 연합뉴스왼쪽부터 민희진 오케이레코즈 대표,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 앞 문구. 연합뉴스

사단법인 한국음악콘텐츠협회(이하 '음콘협')가 하이브와의 주주간계약 해지 확인 소송에서 민희진 오케이레코즈 대표(전 어도어 대표)가 승소한 것을 두고 "깊은 우려"를 표하는 호소문을 냈다.

음콘협은 20일 호소문을 발표해 "하이브와 민희진 전 대표 간 1심 판결을 접하고 K팝 산업의 발전과 진흥을 위해 노력하는 단체로서 매우 깊은 우려를 표한다"라고 밝혔다.

음콘협은 "K팝 산업의 핵심은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 초기 단계에서 기획사가 막대한 선투자와 리스크를 감수하는 대신, 이후 실현되는 성과를 계약과 신뢰 관계 속에서 함께 나누는 구조에 있다. 그 구조가 흔들리면 산업의 지속가능성 역시 심각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신뢰 관계 파탄'에 대한 판단 기준이 업계에서 생각하는 기준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과 본질적이고 필수적인 요소인 신뢰 관계 파탄 행위를 지나치게 협소하게 바라본 것, 반대로 그 판단의 기준을 과도하게 높게 설정함으로써, 업계에서 탬퍼링(tampering, 전속계약 기간 중 제3자가 이탈을 유도하는 행위)으로 인식될 수 있는 행위가 정당한 경영행위로 해석되거나 실질적인 책임이 수반되지 않는 행위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우려를 표한다"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이번 사안이 단지 K팝 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계약을 근간으로 운영되는 모든 콘텐츠·지식재산(IP) 기반 산업에서, 핵심 인력의 이해상충과 신뢰 파괴를 어디까지 용인할 것인지는 시장 전체의 규범을 좌우하는 문제"라고 바라봤다.

"탬퍼링은 단순한 계약 분쟁이 아니라 산업의 신뢰를 송두리째 무너뜨리는 치명적 행위이며, 장기 선투자 구조를 근본부터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판한 음콘협은 "항소심 등 이후 법적 절차에서 이번 사안이 K팝 산업뿐 아니라 모든 IP 산업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여 주실 것을 강력히 요청드린다"라고 당부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남인수 부장판사)는 12일 오전 하이브가 민희진 대표 등 2명을 상대로 제기한 주주간계약 해지 확인 소송 및 민 전 대표 등 3명이 하이브를 상대로 낸 풋옵션 행사 관련 주식매매대금 청구 소송에서 모두 민 대표 승소 판결을 내렸다.

하이브가 원고였던 주주간계약 소송을 두고, 재판부는 하이브의 청구를 기각했다. 반면, 민 전 대표가 청구한 주식매매대금 소송에서는 하이브가 민 대표에게 255억 상당을 지급해야 한다고 선고했다.

이날 재판부는 민 전 대표 측의 주장을 전적으로 수용하고 하이브 주장은 배척했는데, 민 전 대표의 경우 '계약 내용을 중대하고 분명하게 위반해야만' 발생하는 '주주간계약 해지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민 대표는 1심 선고를 환영했으나, 하이브가 19일 항소해 양측의 법정 공방은 이어질 전망이다.

다음은 음콘협 호소문 전문.

▶ 사단법인 한국음악콘텐츠협회가 20일 발표한 호소문
호 소 문

음콘협, 민희진–하이브 주주간계약 사안 관련 "모든 IP 산업의 근간은 신뢰와 신의성실"

26. 2. 20.
사단법인 한국음악콘텐츠협회

사단법인 한국음악콘텐츠협회(이하 '음콘협')는 하이브와 민희진 전 대표 간 1심 판결을 접하고, K-팝 산업의 발전과 진흥을 위해 노력하는 단체로서 매우 깊은 우려를 표합니다.

오늘날 전 세계의 주목과 찬사를 받는 K-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자본 투자자와 역량 기여자 간 상호 신뢰를 토대로 성장해 왔습니다. 투자 없이 재능은 꽃피우기 어렵고, 역량 기여 없는 투자는 의미를 가질 수 없습니다. 규모가 크든 작든 필수적인 협업관계이기 때문입니다.

K-팝 산업의 핵심은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 초기 단계에서 기획사가 막대한 선투자와 리스크를 감수하는 대신, 이후 실현되는 성과를 계약과 신뢰 관계 속에서 함께 나누는 구조에 있습니다. 그 구조가 흔들리면 산업의 지속가능성 역시 심각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판결문의 내용에서, '신뢰 관계 파탄'에 대한 판단 기준이 업계에서 생각하는 기준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과 본질적이고 필수적인 요소인 신뢰 관계 파탄 행위를 지나치게 협소하게 바라본 것, 반대로 그 판단의 기준을 과도하게 높게 설정함으로써, 업계에서 탬퍼링(tampering, 전속계약 기간 중 제3자가 이탈을 유도하는 행위)으로 인식될 수 있는 행위가 정당한 경영행위로 해석되거나 실질적인 책임이 수반되지 않는 행위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우려를 표합니다.

대표이사의 직무수행에 있어 상법이 요구하는 회사 및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가 탬퍼링과 공존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계약 질서도 투자 환경의 안정성도 근본적으로 부정되면서 K-팝 산업이 설 기반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산업이 마찬가지겠지만, 더더욱 K-팝 산업은 신뢰를 기반으로 운영됩니다. 신뢰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K-팝 산업에서 계열사 대표 또는 핵심 경영진이 부당한 방법을 동원하여 성공한 아티스트 IP를 빼내어 새로운 기업으로의 독립을 모색한다면, 이는 산업 전반의 지배구조 안정성과 투자 예측 가능성에 중대한 타격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행위는 산업 내 투자위축을 불러올 것이고, 이는 중소기획사와 신인 육성, 그리고 산업 현장의 종사자 전반에 피해를 끼칠 수 있습니다. 이런 행위가 용인된다면, 과연 어느 투자자가 장기간의 불확실성을 감수하며 신인 아티스트 육성과 신규 레이블 설립에 자본을 투입하겠습니까. 자본이 마르는 순간 가장 먼저 흔들리는 것은 중소기획사, 신인 육성, 그리고 현장의 수많은 종사자들입니다.

음콘협은 이번 사안이 단지 K-팝 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계약을 근간으로 운영되는 모든 콘텐츠·지식재산(IP) 기반 산업에서, 핵심 인력의 이해상충과 신뢰 파괴를 어디까지 용인할 것인지는 시장 전체의 규범을 좌우하는 문제입니다. 한 번 만들어진 선례는 개별 사건을 넘어 산업 전반의 거래 관행과 투자 판단에 영향을 미칩니다.

탬퍼링은 단순한 계약 분쟁이 아니라 산업의 신뢰를 송두리째 무너뜨리는 치명적 행위이며, 장기 선투자 구조를 근본부터 훼손하는 행위입니다.

음콘협은 항소심 등 이후 법적 절차에서 이번 사안이 K-팝 산업뿐 아니라 모든 IP 산업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여 주실 것을 강력히 요청 드립니다. 특히 투자자와 제작자의 신뢰를 기초로 성장해 온 K-팝 산업에서 '신뢰관계 파탄'의 의미와, 경영진의 충실의무·이해상충 방지 의무가 형식적인 것으로 축소되지 않도록, 보다 분명하고 균형 잡힌 기준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합니다. 아울러 음콘협은 대한민국 K-팝 산업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탬퍼링과 이와 유사한 행위의 확산을 막기 위해, 업계 질서 확립과 제작 시스템 보호를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0

0

실시간 랭킹 뉴스

오늘의 기자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