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제명 논리, 윤민우 '모든전쟁' 책에서 따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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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인지전' 관련 저서 살펴보니 결정문 논리와 유사
네이버 댓글 추출해 '中 조직적 댓글 활동' 연구
민주당선 "한동훈 내쫓을 명분 만드는 데 최적"
국힘서도 "끼워맞추기 해석했을 수도 있다" 의심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당 윤리위원회가 본인을 제명 결정한 것과 관련해 입장을 밝힌 뒤 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당 윤리위원회가 본인을 제명 결정한 것과 관련해 입장을 밝힌 뒤 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윤창원 기자
14일 새벽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제명을 결정한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 결정문 3페이지에는 한 전 대표 일가의 당 게시판(당게) 글들이 "조직적 공론조작·왜곡의 경향성이 의심된다"며 장황한 설명이 나온다.
 
'조직적 공론조작'은 ①편견의 닻 내리기 ②선택적 인식 ③이용 가능한 휴리스틱 ④밴드웨건 효과 ⑤블라인드 스팟 편견의 5단계로 이뤄지는데, 문제의 당게 글 상당 수와, 이후 후속 보도와 논쟁 과정에서 적어도 1~3단계 정도까지 정보의 흐름이 진행되는 반복적인 경향성이 관찰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 같은 "조직적 게시글 활동이 그 내용과 활동 경향성으로 볼 때 당헌·당규의 위반이 분명히 인정된다"는 설명이다.
 
그런데 이 내용은 윤민우 윤리위원장이 지난 2023년 2월 배우자 김은영 교수와 함께 펴낸 '모든 전쟁'이라는 책에 등장한다.
 
박영사박영사
이 책에는 주로 북한·중국·러시아의 '인지전(cognitive warfare)'이 서술돼 있다.
 
육군 교육사령부에 따르면 인지전은 '정보와 기타 수단을 활용하여 인간의 인지능력·과정을 공격함으로써 표적이 되는 개인·집단의 인식과 사고방식을 변화시키고, 궁극적으로 그들의 의사결정과 행동을 변화시키는 전쟁'을 뜻한다. 기존의 '심리전'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윤 위원장은 이 책에서 인지전의 도구 중 하나로 '프로파간다(선전선동)'를 제시하면서, 그 실행을 제명 결정문에 나오는 5단계로 서술했다.
 
대중의 인식에 공격자가 첫 해석을 심어 넣고(1단계), 이 과정에서 정치인 등이 특정 의견이나 시각만을 대변하는 정보를 선별적으로 제공하며(2단계), 정통성과 권위를 갖춘 기관·개인을 이용하고(3단계), 집단사고를 만들어낸 뒤(4단계), 다른 견해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게 만든다(5단계)는 것이다.
 
한 전 대표에 대한 제명 결정문과 윤 교수의 책 내용이 정확히 일치한 것이다.
 
가천대학교 홈페이지 캡처가천대학교 홈페이지 캡처
더욱 주목할 만한 점은 윤 위원장이 이 책의 맺음말에서 유달리 '중국'에 대한 적대적 관점을 강조했다는 사실이다. 흡사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이 중국의 '하이브리드전(군사적·비군사적 수단을 배합해 벌이는 전쟁)'으로 일어난 국가비상사태에 맞서기 위해 12.3 내란을 일으켰다고 주장했던 점을 떠올리게 한다.
 
"한국의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크기 때문에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지속해야 한다는 주장은 비논리"(509페이지), "오늘날 북한을 지배하는 주체사상과 한국의 NL, PD 등 586 운동권으로 대변되는 토착 사회주의의 내러티브는 위정척사의 오래된 내러티브와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512페이지)고 윤 교수는 적었다.
 
윤 위원장은 같은 해 12월 언론을 통해 공개된 네이버 뉴스 댓글 데이터 추출 연구에서도 중국의 조직적인 댓글 활동으로 의심되는 중국 우월주의, 한국 비하, 지역·세대·남녀갈등 조장 등 움직임을 다수 포착했다고 주장했다.
 
중국 공안 또는 당국과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누군가의 조직적인 개입이 없었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대해 정보기관 출신 한 민주당 의원은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한동훈 전 대표를 내쫓을 명분을 만드는 데 그만한 인물도 없었을 것"이라며 "그는 (윤석열 정부의) 이른바 '반국가 세력', '혐중' 정서의 일등공신"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한 소장파 의원도 "인지전 전문가라던데, 반대로 본인이 (글·댓글에 대한) 분석을 했을 때 되레 억지로 끼워맞추기 해석을 했을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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