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 방송 영상 캡처김붕년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가 자폐스펙트럼장애 진단 사례가 과거 20년 전보다 약 5배 증가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김붕년 교수는 25일 방송된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출연해 "소아청소년정신과에는 출생 직후부터 만 18세까지 (환자들이) 내원한다"며 "가장 많은 연령대는 만 2~3세인 영유아로 자폐증을 포함한 초기 발달 문제로 오고 최근에는 청소년기 친구들도 많이 온다"고 운을 뗐다.
그는 자폐스펙트럼장애 증상과 관련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의사소통과 정서적 교류를 할 수 있는 사회적 능력 부재와 지연"이라며 "본인의 얼굴을 치거나 소리를 내는 등 특징적이고 반복적인 행위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자폐스펙트럼장애가 2000년부터 2020년 사이 약 5배로 늘어났다고 언급하며 그 배경에 대해 "좋은 이유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폐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면서 과거에는 7~8세에 발견되던 사례가 지금은 만 3세 시기에 발견된다. 우리나라에서는 만 24개월 때 진단된 사례도 있다"며 "그 만큼 눈이 넓어져 과거에 놓친 아이들의 치료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고 전했다.
초미세먼지 농도 '나쁨' 수준을 보이는 한강공원. 황진환 기자다만, 나머지 증가 요인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환경 독성이 늘어나면서 산모가 접하거나 아이들이 아주 어릴 때 접하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뇌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몇 가지 물질이 있는데 미세 플라스틱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이 늘어났다"며 "사용량이 많이 늘어나다 보니 노출량이 증가하고 노출 시기도 빨라졌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또 다른 문제로 유전적인 요인도 언급했다. 그는 "결혼과 출산 시기가 늦어져 유전적 돌연변이 위험이 확률적으로 늘어나기도 한다"면서도, "자폐 관련 유전자를 부모로부터 직접 받을 확률은 낮다. 80~90%는 아이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전적인 돌연변이로 부모가 죄책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성인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김 교수는 "ADHD는 아동기에 시작해 학령기에 주로 문제가 되는 병이었다"며 "연구가 진행되면서 성인기까지 계속된다는 점이 발견되면서 성인 ADHD를 인식하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 방송 영상 캡처이어 "또 하나는 어릴 때 주의력 문제를 놓쳤다가 청소년기나 성인기로 넘어오면서 사회적 과제로 인해 증상이 드러나기도 한다"며 "성인 ADHD는 시간관념 부족이 많거나, 감정 기복이 많아 중독에 빠지기 쉽다"고 말했다.
또, "생각보다 ADHD 환자는 약물 치료 없이도 꽤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며 "ADHD 환자 10명 중 3~4명은 습관을 통해 극복하기도 한다. 조절이 안 되면 문제가 되지만 조절하는 걸 배우면 좋은 방향으로 쓸 수 있다. ADHD 진단을 받았던 사람 중에도 슈퍼 노멀도 많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 김 교수는 '옥탑방의 문제아들' 최초로 의사 가운을 입고 등장했다. 발달 장애 전문가로 알려진 그는 하루 50명 가량의 환자를 진료하고 있으며, 진료 대기 기간만 약 3년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