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박재홍의 한판승부' 캡처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 정의당 장혜영 전 의원이 '새벽 배송 제한' 문제를 두고 공개 토론을 벌였다. 한 전 대표는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했고, 장 전 의원은 "그것이 죽음을 각오한 일터를 선택하는 것까지 포함해선 안 된다"고 반박했다.
韓 "기사들도 반대"…張 "서비스 없애기 아닌 과로사 방지"
유튜브 '박재홍의 한판승부' 캡처한 전 대표는 3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촉발한 쿠팡 새벽 배송 금지 방안에 대해 "새벽 배송 기사 대부분이 (해당 안을) 반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통 상황이 야간에는 뻥뻥 뚫린다. 주차 편하고 엘리베이터에서 주민과 마주칠 일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업무 환경은 더 나은 편"이라며 "수입이 조금 더 많다. 그렇기 때문에 야간을 선택하는 것이다. 강요에 의해서 간 것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벽 배송을 금지시키면 문제는 더 과로하는 물류센터의 알바생들이 새벽에 더 많은 일을 하게 된다"며 "오히려 조직화되지 않은 일용직들을 더 보호해야 하는데, 물류센터 알바들이 더 새벽 과로에 노출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장 전 의원은 "사실 저는 마음 같아서는 대한민국의 모든 심야 노동에 대해서 다 토론하고 싶지만 지금 우리에게 (주제가) 정해져 있다"며 "연내 정돈하기로 목표가 돼 있는 것은 '택배 과로사 노동'을 방지하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이냐는 굉장히 구체적인 것"이라고 했다.
민주노총의 안이 새벽 배송 '금지'로 프레임화되면서 오해를 받고 있다고도 짚었다. 장 전 의원은 "새벽 배송이라는 게 오늘 밤에 배송을 시켜서 내일 아침 7시 전에 받아보는 것인데, 새벽 배송이 금지된다고 하면 이제 그 서비스를 못 받는거라고 사람들이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데 민주노총의 안은 그게 아니다. 새벽 배송은 지금처럼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최대한 유지하되, 대신에 이것이 0시에서 5시 사이 택배 노동자들이 일하지 않아도 그것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드는 굉장히 온건하고 합리적인 방안"이라며 "서비스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과로를 없애려고 하는 안"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한 전 대표는 "거기에 대해 왜곡이 있다. 0시에서 5시 사이 배송 기사들이 택배를 하지 않으면 새벽에 받아볼 수가 없다. 어떻게 5시에 출근해서 7시까지 배달이 되나. 그건 불가능"이라며 "새벽 배송은 새벽에 출발하는 게 아니라 새벽에 받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韓 "강요 아닌 본인 선택"…張 "원치 않는 과로사까지 포함 안돼"
유튜브 '박재홍의 한판승부' 캡처직업 선택의 자유가 침해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전 대표는 "사람의 인체 리듬상 야간에 (일하면) 건강을 더 해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그런데 문제는 그걸 다 알면서 선택을 한 것 아닌가. 현재 대한민국을 움직일 때 야간에 그런 노동을 하는 분들 굉장히 많다"고 주장했다.
이어 "선택해서 갈 경우 건강권을 보호하는 방안을 만드는 것은 제가 100% 동의하는데, 이 직역 자체를 없애버리면 소비자들도 그렇고 당사자들은 다 하고 싶어 하는데 왜 민주노총이 '이건 너희 건강에 문제가 있으니까 없애야 돼'라고 할 수 있는지, 이게 필수가 아니라는 얘기를 민주노총이 무슨 권한으로 할 수 있나"라고 꼬집었다.
그러자 장 전 의원은 "일단 새벽 배송을 없애는 안이 아니라는 걸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 싶다"며 "직업 선택의 자유는 당연히 있다. 그런데 그것이 죽음을 각오한 일터를 선택하는 것까지 포함하느냐 저는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돌아가신 정슬기님도 직업 선택의 자유라고 생각해서 이 직업을 선택했지만 원치 않는 과로사를 당했다"며 "지금도 사람들이 위험을 감당한다고 얘기하지만, 그 위험이 실제로 자신의 죽음으로까지 이어진다면 과연 그것을 선택할 것인가. 그렇게 생각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새벽 배송을 지금은 원치 않는 사람들도 인터페이스 때문에 너무 당연하게 그걸 시키는 분들이 계신다"며 "사람들을 살릴 수 있다면, 이 고강도 노동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면 내가 이 모든 걸 꼭 반드시 새벽 배송으로 받아야 하는지 아닌지에 대해 옵션을 제안할 수도 있다"고도 했다.
韓 "국힘 참여 없는데 왜 사회적 대화"…張 "참여하라"
민주노총과 더불어민주당 위주로 과로사 방지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한 전 대표는 "사회적 대화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민주당과 민주노총 등 몇몇 단체가 주도하는 것이지 국민의힘도 참여하고 있지 않다"며 "사회적 대화라는 말 자체가 마치 사회적 합의가 실제로 이뤄지고 있는 것처럼 오해할 소지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권력을 갖고 있는 민주당이 주도하고 있는 사회적 대화 합의체에서 새벽 배송을 금지하자는 주장이 나왔고, 대개 거기서 나온 얘기들은 민주당의 정책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막아야 한다는 얘기를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장 전 의원은 "국민의힘도 그러면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면 된다"며 "국민의힘이 이 안이 최선의 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다른 안을 가지고 (사회적) 대화에 나서서 함께 노동자들의 건강권을 지킬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