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의 소음과 속도를 잠시 끊어내는 '기분 좋은 단절'.
경기도 연천은 쉼의 명소다. 울창한 숲과 편안한 숙박시설, 무장애 산책로가 갖춰진 고대산 자연휴양림과 지역 특산물로 만든 먹거리는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휴식을 선사한다.
여행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실시한 '2025 여행자·현지인의 국내여행지 평가 및 추천 조사'에서 '캠핑·야영' 부문 1위(37.5%)를 차지하기도 했다.
 경기도 연천군. 유튜브 <CBS경제연구실> 캡처
경기도 연천군. 유튜브 <CBS경제연구실> 캡처서울 양천구 목동에서 차량으로 약 1시간 30분을 달리니 경기도 연천에 도착했다.
지하철로도 이동이 가능하다. 청량리역에서 수도권 전철 1호선을 이용하면 약 2시간 10분 만에 연천역에 도착하며, 배차 간격은 약 1시간으로, 수도권에서도 당일 여행이 가능하다.
 민물새우매운탕. 유튜브 <CBS경제연구실> 캡처
민물새우매운탕. 유튜브 <CBS경제연구실> 캡처연천에 도착하자마자 맛 본 음식은 민물새우매운탕. '매운탕'이라 하면 바다생선을 떠올리기 쉽지만, 연천에서는 민물새우가 듬뿍 들어간 매운탕이 대표 메뉴다.
연천군을 지나는 한탄강에서 잡힌 민물새우는 바다새우와는 또 다른 담백함과 깊은 감칠맛을 지닌다. 매운탕에는 새우가 아낌없이 들어가 있고, 여기에 수제비가 기본으로 포함돼 밥 한 공기와 함께 든든하게 즐길 수 있다.
국물은 진하게 우러난 육수에 칼칼한 양념이 더해져 한입 떠먹는 순간 '속이 확 풀리는' 느낌을 준다. 가격 또한 합리적이다. 1인분 1만 2천원에 매운탕·수제비·밥·반찬 5종이 깔끔하게 제공된다. 1인 주문도 가능해 혼자 여행 온 이들도 쉽게 들를 수 있다.
 연천쌀밥. 유튜브 <CBS경제연구실> 캡처
연천쌀밥. 유튜브 <CBS경제연구실> 캡처민물새우매운탕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것은 '찹쌀을 섞지 않아도 찰진 밥'이라는 별명을 가진 연천쌀이다.
연진쌀의 핵심은 낮은 아밀로스(18.1%)와 단백질 함량. 
아밀로스는 쌀 전분을 구성하는 성분 중 하나로, 수치가 낮을수록 밥이 더 찰지고 부드럽게 느껴진다. 연진쌀은 일반 멥쌀(18~20%)보다 아밀로스가 낮아 밥알이 잘 달라붙고 윤기가 흐르며, 식어도 퍽퍽해지지 않는다.
또한 단백질 함량이 낮아 밥알이 단단하게 굳지 않고 부드럽다. 도시락이나 냉동 후 해동해서 먹어도 '식감이 유지되는 밥'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전곡농협로컬푸드. 유튜브 <CBS경제연구실> 캡처
전곡농협로컬푸드. 유튜브 <CBS경제연구실> 캡처점심 식사 후 고대산 자연휴양림으로 향하기 전, 연천 로컬푸드 마켓에서 먹을거리를 구입했다. 지역의 또 다른 대표 특산물인 율무가 눈길을 끌었다. 자연휴양림 내에는 마트나 편의점이 없어 필요한 물품은 반드시 미리 준비해야 한다.
연천은 예로부터 국내 율무 주산지로 꼽히며, 청정한 토양과 큰 일교차 덕분에 낟알이 단단하고 구수한 풍미가 뛰어날 뿐 아니라 단백질과 섬유질이 풍부해 혈당 조절과 피로 회복에 도움을 주는 건강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현지 판매자는 "연천산 율무는 전국 생산량의 약 55%를 차지하며, 매년 품질 인증을 거쳐 로컬푸드 매장에서 직접 판매되고 있다"며 "가공식품뿐 아니라 차, 선식, 베이커리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천 율무. 유튜브 <CBS경제연구실> 캡처
연천 율무. 유튜브 <CBS경제연구실> 캡처로컬푸드마켓에서 율무떡, 율무스낵, 율무차를 구입했다.
율무앙금이 듬뿍 들어 있어 부드럽고 쫀득한 율무떡을 맛보며, 연천산 율무 100%로 만든 율무차를 함께 마셨다. 인스턴트 율무차에서는 느낄 수 없는 깊고 담백한 고소함이 어우러졌다. 율무스낵은 뻥튀기처럼 바삭하지만, 한입 씹을 때마다 율무 특유의 고소한 향이 은은하게 퍼졌다.
 고대산 자연휴양림 숲속의집. 유튜브 <CBS경제연구실> 캡처
고대산 자연휴양림 숲속의집. 유튜브 <CBS경제연구실> 캡처고대산 자연휴양림은 축구장 44개 규모, 약 31.4헥타르 규모의 부지에 조성된 산림휴양시설로 지난 2017년 문을 열었다. 숲속의 집 14동과 산림문화휴양관, 야영장, 숲속수련원 등 다양한 숙박시설과 체험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특히 '숲속의 집'은 목재의 따뜻한 질감과 통창으로 들어오는 자연광 덕분에 인기가 높다. 객실은 4인실부터 6인실까지 다양하며, 실내에는 냉장고·전자레인지·취사도구 등 기본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어 가족 단위 이용객이 편리하게 머물 수 있다.
객실 문을 여는 순간부터 은은한 나무 향이 퍼졌다. 벽과 천장이 모두 목재로 마감되어 있어 실내 공기가 포근하게 느껴졌다. 숲속의 집 바로 옆에 주차장이 마련돼 있어 짐을 나르기에도 편리했다. 이용객의 편의를 세심하게 고려한 설계가 인상적이었다. 침구도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는데, 자연휴양림 관계자는 "연천군에서 직접 관리하고 있어 청결 상태를 철저히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용객들이 한결같이 만족해하는 부분이 바로 청결함"이라며 뿌듯함을 내비쳤다.
 고대산 자연휴양림 숲속의집 딱다구리. 유튜브 <CBS경제연구실> 캡처
고대산 자연휴양림 숲속의집 딱다구리. 유튜브 <CBS경제연구실> 캡처특히 6인실 딱따구리 숙소는 복층 구조로 설계되어 있어 다락방 같은 아늑한 공간감을 느낄 수 있었다. 어린이들은 마치 숲속 오두막에 온 듯 설레고, 어른들에게는 잊고 지냈던 '숨은 공간의 여유'를 선물한다.
객실마다 별도로 마련된 야외 바베큐장도 인상적이다. 비가 오거나 눈이 내려도 이용할 수 있도록 비가림 시설이 완비되어 있고, 슬리퍼를 신고 바로 나갈 수 있을 만큼 접근성이 좋다. 각 객실별로 독립된 공간이 제공돼 프라이빗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가족끼리 눈 오는 날에도 따뜻한 조명 아래에서 고기를 구울 수 있었다"는 방문객 후기가 있을 정도로, 이용자 만족도가 높다.
 고대산 자연휴양림 무장애산책길. 유튜브 <CBS경제연구실> 캡처
고대산 자연휴양림 무장애산책길. 유튜브 <CBS경제연구실> 캡처이 휴양림의 또 다른 자랑은 무장애 데크로드다.
완만한 경사의 목재 산책로가 숲속을 따라 이어져 있어, 유모차를 끄는 부모나 노년층 방문객도 편하게 숲속을 거닐 수 있다. 실제로 방문객들은 "가파르지 않아 아이들과 함께 걷기 좋다", "휠체어로도 이동이 가능해 접근성이 좋다"는 반응을 보였다.
고대산 자연휴양림의 이 산책길은 단지 산책로나 트레킹 코스를 넘어서, 모든 연령과 조건의 방문객이 숲을 '함께 걷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는다.
이 밖에도 깔끔한 개수대, 샤워시설, 데크마다 설치된 콘센트, 전기차충전시설등 이용객의 편의를 위한 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접근성과 편의성 그리고 자연 체험이라는 요소가 결합되어 수도권 인근 휴양지로서의 매력을 강화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