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순직해병 특검팀이 오는 23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소환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이 구치소 방문조사를 희망한다는 의사를 전했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한 것이다.
정민영 순직해병 특검보는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구치소 방문 조사를 원한다는 의사는 전달받았으나 출석해서 조사 진행한다는 입장은 변함없다"고 밝혔다.
이어 "수사외압에 관여했는지 여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호주대사로 보내는 과정에 어떤 결정 및 지시를 했는지 등을 주로 물어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이 불출석할 경우 향후 조사 방안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이) 오늘 오후 정도에는 출석 요구에 응할지 말지 알려올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특검팀은 최근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옥중 서신을 통해 특검이 자신의 지인들을 조사 과정에서 불리한 진술을 강요하고 진술하지 않으면 자산을 동결하겠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선 "사실과 다른 일방적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류영주 기자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 전 대표는 최근 자필 서신을 통해 "(특검이 지인들에게) 저와 관련해 불법행위가 있었다는 진술을 하지 않는다면 당신들이 다칠 수 있다고 협박해 허위진술을 강요했다"며 "저에게 진술을 하지 않으면 재산형성 과정 전반을 털어 조금이라도 불법이 발견되면 자산을 동결하겠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 특검보는 "이 전 대표가 사건을 해결해주겠다고 나서서 실제로 행동에 옮긴 것이 있는지, 금전 거래가 있었는지 등을 확인하며 당사자들한테 물어본 사실은 있다"며 "수사상 필요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참고인 신분으로 두 차례 특검 조사를 받았다.
특검팀은 이 전 대표가 평소 친분이 있던 김건희씨에게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처벌받지 않게 해달라고 부탁했다는 의혹 등을 살펴보고 있다. 특검팀은 이 전 대표로부터 '송호종(해병대·경호처 출신)씨에게서 임 전 사단장 구명을 부탁받고 김건희 여사에게 연락을 하려고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전 대표는 김건희씨 쪽 연락처를 몰라 연락을 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7월 이 전 대표의 자택을 압수수색했으며, 8월에는 이 전 대표가 한강변 쓰레기통에서 휴대전화를 파손해 폐기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해왔다.
서울 서대문구 국가수사본부의 모습. 류영주 기자한편 특검팀은 채상병 순직 사건 외압·은폐 의혹과 관련해 이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와 경북경찰청, 전남경찰청 등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소속 경찰관 10여명에 대한 압수수색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채상병 사건이 이첩된 경북청에서 관련 수사를 담당했거나 지휘한 경찰관들이 대상으로, 최주원 대전경찰청장과 김철문 전북경찰청장, 노규호 대전청 수사부장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직무유기 등 혐의 피고발인(피의자) 신분이며 나머지 관계자는 참고인 신분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경북청과 이들의 현 근무지 사무실, 휴대전화, 차량 등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에 나섰다.
정 특검보는 "경북청이 국방부 경찰단에 기록을 넘기면서 여러 가지 의문들이 있었고, 경북청이 국방부 조사본부로부터 넘겨받은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압수수색을 통해 확인할만한 의문을 갖게 된 정황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경북경찰청은 2023년 8월 2일 박정훈 대령이 이끄는 해병대 수사단으로부터 임 전 사단장 등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자로 명시한 사건 기록을 넘겨받았다가 국방부의 이첩 보류 이후 국방부 검찰단에 사건 기록을 다시 반환한 바 있다.
국방부는 그해 8월 21일 임 전 사단장 등을 혐의자에서 제외한 사건기록을 경북경찰청에 이첩했고, 경북청은 1년간의 수사 끝에 임 전 사단장이 혐의가 없다고 보고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특검팀은 지난 7월과 8월 최 전 청장과 김 전 청장을 각각 소환해 조사했다.